새글 에세이시
일상과의 회포
쌓이는 사연들이 많아야 살맛이 난다.
그렇다고 거대한 서사를 담아낼 대하소설 같은
이야기 구조를 엮어가자는 것은 아니다.
사소해서 친밀하고 소소해서 부담감이 없는
일상의 실타래를 감았다 풀기를
아무렇지 않게 반복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즐겁거나 슬프거나 되풀이되는
감정의 기복이 축적되는 것이 일상이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로
마주 바라볼 수 있는 시간,
나이가 차가면서 불편해지는 몸상태를
허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이와의 대화,
생각이 많아져 걱정이 줄지어 따라 나오려는
나에게서 자유로워지려는 일탈을 감행하는 것,
이렇게 늘어나는 생활의 이면들을 버무려서
절인 배추에 양념 속을 채우듯 삶의 맛을
발효시키는 것이 일상과의 회포를 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