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잠행
가급적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태우는 바보짓에 익숙해졌습니다.
훤히 드러나 보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큰길보다는
순식간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샛길을 선호하는 소심함이 본능입니다.
용기가 나지 않아 직선으로 단축된 길은 피하기 일쑤입니다.
멀리 돌아 가는 듯 마는 듯 천천히 구부러진 길로 방향을 잡습니다.
보고 싶음이 오래 도사리고 있는 마음을 그렇게 즐기는 것입니다.
시문학과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들어왔다. 에세이시집 #나는편식주의자입니다 외 17권의 책을 냈다. 생을 허투루 소비하지 않기 위해 뜨겁게 달려온 흔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