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Dottie Kim 글 : Mama Lee
그저 지나가는 순간도,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된다.
보이는 상황의 실제 사정과 진심은 보는 이의 해석과 확정에 비해 가볍고, 하찮다.
엄마는 강박적으로 보이는 것의 이면 혹은 실제를 탐구해야 한다고 아이에게 강조한다.
자신의 필터로 상대를 바라보지 않고, 오해를 이해라 착각하지 않도록.
확정 편향 없이 다양함을 알아채는 일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
말랑말랑하고 폭신폭신한 마시멜로.
마시멜로는 젤라틴, 포도당, 계란 흰자 등으로 거품을 만든 다음 설탕이나 시럽을 넣어 굳힌 폭신폭신한 디저트다.
식용 색소로 파스텔 색조를 만들고 꽈배기처럼 꼬아 만든 것도 있지만,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마시멜로는 숭고하게까지 보이는 순수한 흰색에 5cm쯤 되는 원기둥 모양이다.
마시멜로처럼 다양하게 활용되는 디저트가 있을까?
아무런 조리 없이 간식으로 질겅질겅 씹어 먹거나, 작은 조각을 코코아에 넣어서 달콤함을 더 할 수도 있다.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살짝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부드러운 달콤한 디저트가 되고, 살짝 따뜻하게 해서 2개의 비스킷 사이에 키우면 스모어가 되고, 쿠키 반죽에 넣어서 스모어 쿠키로 만들 수도 있다.
요즘은 솜씨와 아이디어가 동시에 좋은 이들이 많아서 마시멜로를 녹이고 볶은 견과류를 넣어서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 부드러운 강정을 만들기도 한다.
언제부터 인지 마시멜로는 캠핑 요리의 상징이 되었다.
희고 보드라운 마시멜로를 꼬챙이에 끼워서 모닥불에 넣어 살짝 구우면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배가 된다.
문득 무지개처럼 곱게 타오르는 붉은색의 스펙트럼 속에 놓인 마시멜로를 상상해 본다.
불길로 향해 점점 가까워지는 순간이 무섭고 뜨거울까?
아니면 순백의 마시멜로에 거뭇거뭇한 재가 묻는 것이 부끄러울까?
아낌없이 사용되고도 줄줄이 꼬챙이에 꿰어 어쩔 수 없이 달라지는 겉모습과 속사정이 왠지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그림 속에 마시멜로는 슬프고, 아프기보다는 부끄러운 모습 같다.
간결한 선과 명확한 색으로 표현된 그림을 보자, 즐거운 캠프 파이어의 불꽃 보다 마시멜로의 표정과 색상에 더 눈이 간다.
보고 싶은 것, 보이는 것을 넘어 마시멜로의 심정이 궁금해지는 걸 보니, 아이는 사물과 세상에 관심을 갖고, 지루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