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부부의 제2 인생 도전기
내 생각으로는 혈연과 지연, 그리고 학연 등이 직장생활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데 전혀 연고가 없는 고장으로 발령이 났으니 정말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직장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없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억센 부산 사투리를 알아듣기에도 버거운 생활의 연속에 빨리 부산에서 벗어나고 싶었었다.
그렇게 시작된 직장생활은 진주를 거쳐 강원도 태백으로 발령이 났을 때는 정말 황당하기도 했다. 정말 연고가 없는 오지에 발령이 난 것을 보고 무슨 비리를 저질러 쫓겨난 것으로 오해를 하는 사람이 있어 본부에 억울함을 호소하니 1년이 안되어 고향인 논산으로 발령이 나서 조금 위안은 되었지만 다시 부평, 충주, 제주, 대전으로 이어지는 인사이동에서 이제 믿을 것은 오로지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정말 바쁜 업무를 소화하면서도 나만의 실력을 쌓기 위해 야간 대학에 진학을 하여 학위를 취득하고 내친김에 대학원에도 진학하여 석사학위를 받고 대, 내외의 각종 연수에 참여하여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자격증도 취득하여 나만의 캐리어를 쌓아가면서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정말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고 이어 터진 IMF사태는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의 생활을 더 힘들게 하였었다. 직장에서 쫓겨나가는 많은 동료나 선배들을 바라보며 언제 나에게도 그런 날이 다가올 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 직장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시기에는 오랜 기간 근무했던 대전을 떠나 무모하게 서울로 옮겨 생활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고지나 서울에 터를 잡고 승진을 할 때 한 두 번 지방이나 타 지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직장 생활을 마치는데 나는 정말 전국을 돌아다니며 근무를 했고 다양한 업무를 섭렵했었다.
직장 생활이 많이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직장이 있었기에 결혼도 하고 또 어머님께 좀 편하게 해 드릴 수 있었고 또 아이들이 크고 있었기에 숙명으로 알고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여행도 다니고 전국의 유명한 관광지나 산을 돌아다니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였다.
30여 년이 넘는 직장 생활이 아슬하기는 했지만 정말 많은 것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도 많이 읽었고 여행도 많이 했고 등산도 열심히 다녔다. 그리고 공부도 많이 했다.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다.
열심히 살아왔던 만큼 이제는 좀 쉬어야 되겠다는 순간에 명예퇴직을 실시한다고 한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척이나 고민을 하는데 나는 그저 좋기만 했다. 이제 나의 제2 인생 도전기를 풀어나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