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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Dec 17. 2019

에스토니아의 탈린으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동유럽



모스크바에서 이틀을 지내고 이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에스토니아의 탈린으로 간다.  탈린으로 가는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급하게 예약을 해서 잘 알아보지 못했는데 라트비아의 리가에서 환승하는 비행기다.


라트비아의 리가에서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가는 비행기.  프로 펠라 비행기로 위태 위태 날아간다.


우리 숙소의 방


리가에서 내려 탈린으로 가는 비행기는 에어 발틱인데 제트 비행기가 아니고 신기하게도 프로펠러 비행기다. 제트 비행기처럼 높이 올라가지 않으니 창가에서 지상의 경치를 감상하는 데는 좋은데 그래도 낡은 비행기라 어째 으스스 한 기분이 든다.


숙소의 침대.  오래된 집이었지만 넓고 지하에는 사우나 시설도 갖추어져 있었다.


대금을 불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본다.


대금 소리를 듣고 감사의 표시로 따다 준 사과.  맛은 그리?


그렇게 도착한 탈린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기로 한다.    2년 전의 6개월에 걸친 지구 한 바퀴 여행인 러시아 대륙횡단에 이어 유럽과 미국 여행은 강행군으로 몸과 마음도 많이 지쳤었고 혼자 중국과 남미의 5개월 여행은 고독과의 전쟁이었는데 이번 여행은 여유롭게 지내자 하고 출발하였다.


손님맞이를 위해 정성껏 마련한 꽃병과 장식품들


탈린에서의 숙소는 아파트형 숙소다.  둘이서 넓은 아파트를 사용하기가 부담이 되었지만 마음에 맞는 숙소를 찾다 보니 방이 두 개이고 개인 사우나 시설까지 있어 사용하기에 불편이 없었다.


먹구름에 가린 탈린의 하늘



둘이서만 사용하는 곳이니 대금을 꺼내 불어 본다.  오랜만에 불어 보는 대금 소리가 시원찮게 나왔지만 그래도 한참을 불고 있는데 복도 건너에 사는 주인아주머니가 노크를 한다.  대금을 소리가 좋다고 한참을 듣더니 그냥 눈물을 쏟는다.


성마리 성당과 거리 뒤로 탈린 알렉산더 네브스키 성당이 보인다.


탈린의 옛 성,  성을 보며 얼마나 많은 외침이 있었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가을이 다가오는 공원의 아름다운 풍경.  낙엽이 쓸쓸함을 더해 준다.


대금 소리가 아름다워 소름이 돋는단다.  그러면서 눈물을 계속 흘려 더 이상 대금을 불 수가 없다.  아주머니도 밖으로 나가더니 마당의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고 꽃을 얹어 가지고 들어온다.  대금 소리에 대한 감사라 한다.


쓸쓸한 거리의 풍경이 아련한 옛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무언지 모르지만...


단풍이 물들어가고 파란 하늘과 교회의 뾰족한 모습과 성의 모양이 각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숙소는 올드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옛날 건물과 거리도 시골스러운 곳이다.   하룻밤을 지내고 숙소를 나와 거리로 나가 본다.  많이 걷지 않아 성이 나오고 올드타운을 가는 길이 나와 그저 걸어본다. 





한국은 가을이 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여기는 가을의 시작이다.  평지는 단풍이 들어가려 하고 있고 언덕길은 단풍이 들었다.



성 주변의 경치가 아름답다.  파란 잔디와 단풍이 물들어 간다.



단풍이 들어가는 아름다운 탈린의 구시가지를 여유롭게 지내는 것도 하나의 여행 이리라.  쫓기지 않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침에는 좋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잔뜩 찌푸리더니 결국 비를 뿌린다.

숙소 앞의 거리, 가을이 시작되어 낙엽이 을씨년스럽게 날아다닌다.


비가 내리더니 무지개가 피었다.


코투 오차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

2년 전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여정으로 유럽을 돌아다녔는데 2개월의 유레일 패스를 끊어 돌아다니다 보니 정말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된다는 강박에 기차만 타고 돌아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바쁘게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실속은 별로 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남는 게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마음껏 여유를 부려보기로 한다.



탈린의 명소라는 골목길

정원도 한가로이 걸어보고 골목길도 여유롭게 돌아본다.  그리고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앉아 커피도 한잔 마시며 한참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일반 관광객들은 탈린을 거의 하루 코스로 잡고 온다고 한다.  하기야 시내만 돌아본다면 하루도 충분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닷새를 머물기로 하였다.   한가롭게 시내를 둘러보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며 그렇게 우리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시간이 나는 대로 대금도 불며 그렇게 지내기로 한다.  



탈린에서 두 번째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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