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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Mar 25. 2019

캐나다의 위니펙에서    더 파스        다녀오기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캐나다를 누비다.

 

여행을 시작한 위니펙과 파스 사이..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


  다시 기차를 타고 여행이 시작된다.  이번 캐나다 여행의 딱 중간이다.  하기야 위니펙이 북미 대륙의 중간이니 거리상으로는 중간이긴 하지만 우리의 여행 코스로 보면 좀 더 많이 왔다는 기분이다.  하기야 날짜로도 더 많이 지났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위니펙의 모습


  위니펙에서 더 파스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인 도로로는 약 650킬로미터이나 기차는 조금 돌아가니 약 800킬로미터쯤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차로는 약 14시간이 걸린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풍경들


이제 가을이 다가 오는가 싶다.  잎의 색이 바랜다.


  기차는 낮 12시 5분에 출발하였는데 위니펙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멈춰 서 있다.   방송도 없고 그냥 마냥 기다리다 또 아무 말 없이 출발하여 달리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풍경들


    이 철도 노선은 원래 저 북쪽 처칠까지 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일부 구간이 철도 공사 중이라 길럼이라는 곳까지만 운행되는데 길럼까지는 이 기차로 가면 약 35시간을 달려야 된다.   시간이 있어 거기까지 가려했는데 숙소가 검색되지 않아 14시간 가는 더 파스로 목적지를 바꿨는데 새벽 1시 45분에 도착 예정라 늦게 도착하게 되어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중간에 가다 보니 모든 승객이 우리만 빼고 다 내렸다.  창밖의 풍경이 조금은 쓸쓸하다.


  기차는 정말 가다가 오랜 시간 멈춰 선다.  이 노선은 일주일에 한 번 운행되는 관계로 승객 운송이 주목적이 아닌 화물 운송을 위주로 기차가 운행되다 보니 기차간 두 개를 달랑 달고 다니는 여객 열차가 운행에서 뒷전이고 지금은 밀과 보리, 유채 씨앗 수확철이라 화물 열차의 운행이 많아 계속 연착되는 것 같다.


더 파스의 시내의 모습.  옛 법원 건물이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고 얼마를 달리다 보니 열차의 승객이 우리 둘만 남고 모두 내린다.   기차 승무원이 와서 이제 이 기차의 승객은 우리 둘 뿐이라고 하며 왕과 왕비를 모시고 달리는 열차란다.


더 파스 기차역과 인근의 벽화들


  기차는 모든 기차역에 서는 것이 아니고 타고 내리는 사람이 있어야 기차역에 서는데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으니 기차역에 서지 않고 달리는데 기차는 역도 아닌 곳에 무작정 섰다가 다시 출발하기를 계속한다.  원래 새벽 1시 45분에 도착해야 할 기차가 새벽 5시가 되어 더 파스에 도착한다.


  


  기차역에서 내리니 깜깜한 새벽에 사람들의 인기척이 하나 없는 기차역에 내렸는데 다행히 예약해 둔 숙소가 그리 멀지 않아 찾아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숙소는 장거리를 차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24시간 사무실이 운영되고 있어 바로 숙소에 들어가 피곤한 몸을 쉬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더 파스 시내를 관통하는 서스캐처원 강.  멀리 서스캐처원 주에서부터 흘러온다.

  우리는 더 파스에서 5일을 묵어야 된다.  우리가 타고 왔던 기차가 길럼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정비를 하고 다시 더 파스로 내려와 우리를 태우고 위니펙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를 태우고 왔던 기차와 승무원이 다시 우리를 태우고 위니펙으로 다시 가는 것이다.  그 코스가 일주일이 걸리는 것이고 다시 일주일 후 같은 코스로 운행되는 것이다.



  더 파스는 정말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시내를 관통하여 흐르는 서스캐처원 강이 우리는 멀리 데려다줄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한데 이제 9월로 접어 드니 쌀쌀한 바람과 구름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강에는 가끔 낚시꾼을 태운 배가 굉음을 내며 지나 가기도 하며 거리의 가로수들도 차츰 옷을 갈아입고 있다.


  

  더 파스 인근에는 호수도 많고 국립공원도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차를 빌리지 않으면 돌아다닐 수가 없어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그냥 인근을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으로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좀 푹 쉬는 것으로 한다.



  조금 모험을 즐기려면 숙소의 카운터에 이야기하면 낚시도 갈 수 있고 국립공원에도 가는 투어도 신청 가능하지만 우리 둘이서만 이용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있어 그만 두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감지덕지 아니겠는가?




  혼자서 또는 같이 더 파스의 곳곳을 둘러본다.  강을 따라 나 있는 산책길을 따라 한없이 걸어보기도 하고 인근의 호수를 찾아 가보기도 한다.  호수 인근의 더 파스 비행장도 가 본다.  정말 비행장은 포장도 되어 있지 않은 활주로로 경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먼지를 날리며 내려앉거나 뜨는 비행기를 보며 정말 시골은 시골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행장을 찾아가는 길도 비 포장도로이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에 맞춰 비행장으로 가는 차들도 먼지를 뿌옇게 일으키며 공항으로 달려간다.   숙소에서 그레이스 레이크 에어포트까지의 거리는 왕복 6킬로미터를 걸어 다녀온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길을 그렇게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강과 호수가 어우러져 있는 조그만 도시인 더 파스는 정말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런 도시에서 닷새를 지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오랜 여행 기간에 그래도 편안히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을이 시작되는 계절에 여유롭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여기는 사람들이 백인들은 많지 않고 인디언 원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은 위험한 것 같기도 하고 다가가기가 좀 어렵다.  누추한 옷차림에 구걸을 하려 다가올 것 같은 불안감이 원주민 만나기가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는 무도장도 있고 술을 파는 가게와 식당도 겸하고 있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거기는 거의다 인디언 원주민들이고 노인과 장애인들도 무척이나 많이 찾아온다.




  오일 간을 한 숙소에 묵으면서 우리는 숙소에 취사 시설은 없었지만 간단한 음식을 사 오거나 라면과 쌀로 간단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렇게 지냈다.  그런데 한 이틀 지내다 몸에 커다란 반점이 일어난다.  무척 걱정을 했었는데 아마도 침대의 벌레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정말 오랜 여행 기간 중에 생긴 최대의 위기이기도 했었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할 때는 5월 초로 봄이 무르익어 갈 때였는데 이제 완전한 가을이 되었다.  숙소 앞의 가로가 예쁜 노란색 옷으로 갈아입는다.  정말 가을이고 날씨도 점차 싸늘해진다.   이곳이 캐나다의 북쪽이기에 더 일찍 가을이 다가오는가 보다.




  조그만 마을 더 파스에서의 닷새간의 여행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지도를 찾아 숙소에서 다리 건너 카지노를 찾아갔는데 주차장에 차가 하나도 없어 들어가 보지도 않고 돌아왔던 기억과 위니펙으로 돌아오는 날 밤  0시 15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러 가는데 술 취한 인디언이 피자를 사들고 가다가 우리에게 피자를 먹으라고 하여 그것을 물리치느냐 조금은 무섭고 황당했던 일과 숙소의 직원이 그런 사람이 있다 하니 그런 사람 상대하면 안 된다 하며 몇 번에 걸쳐 기차역으로 같이 동행해주었던 일이 정말 고맙다.




  체크 아웃을 하는데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뚱뚱한 직원이 한국말로 안녕히 가세요 하여 놀라워 누가 한국말을 가르쳐 주었느냐 물어보니 천연덕스럽게 우리 여권을 보고 구글 번역기를 돌렸다고 하여 박장대소했던 일이 새롭다.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도착한 기차가 정말 반가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었다.  특히 술 취한 인디언이 계속 우리를 주시하고 있어 무서웠는데 많이 기다리지 않고 기차가 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우리가 위니펙에서 올 때도 4시간 정도 연착이 되었는데...




  다시 기차를 달리는 길,  멀리 낮은 산에는 단풍이 아름답고 드넓은 초원은 건초 더미가 놓여 있고 유채를 거둬들이는 트랙터의 움직임이 부산하고 넓은 대지는 빈 공간이 늘어간다.




  그렇게 기차는 달리고 달려 위니펙에 도착한다.  낮 1시 45분에 도착하여야 할 기차는 밤 7시가 넘어 도착한다.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부부가 정말 초조하게 기다리다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 기차가 너무 늦었다 하니 자기들 약속이 있었는데 난감하다 하면서도 원래가 기차가 그렇단다.  



  그렇게 위니펙에서 더 파스를 다녀오는 일주일 간의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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