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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May 01. 2019

탄자니아의 마랑구에서 바가모요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9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마랑구에서 바가모요까지의 거리는 약 500킬로미터,  차로 8시간이 걸린다.


    

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색했던 단체생활이 조금 수월해지는 기분이다.  텐트를 치고 걷고 트럭에 있는 짐을 꺼내고 보관하거나 또는 침구를 꺼내고 정리하는 것도 몸에 익는 것 같다.



저 멀리 킬리만자로와 같은 산의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여행하는 거리가 조금 길어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한다.  아침을 먹고 서둘러 길을 떠난다.  길을 떠나다 보니 저 멀리 킬리만자로 산이 보일 듯 말 듯 흐릿하게 달려오다 멀리 도망간다.




달리는 트럭에서 바라본 탄자니아의 시골 마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멀리 펼쳐지는 초원의 모습이 색다르다.  그 초원의 나무 사이로 원주민들의 집들이 보인다.  사람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데 주택들의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을 수입하여 지붕 개량이 이루진 마을


  

아마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이 보급되어 지붕개량이라든지 마을의 도로들의 정비 사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가다 보면 우리나라 태극기와 새마을기가 함께 그려있는 간판들이 보이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없다.  길에 차를 세워놓고 식사도 하고 용변도 본다.


  

그런 모습을 보고 한참을 달려도 고속도로에는 휴게소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용변이 급하다 보면 기사에게 부저를 눌러 차를 세워 일을 보고 다시 떠난다.



시골의 과일 과게


  

그러다 점심때가 되어 차를 다시 세우고 급하게 식단을 꾸린다.  전에 마랑구에 도착하기 전에 식사 당번들이 다음날의 스케줄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는데 중간에 먹을 음식으로 보존이 가능한 음식으로 점심을 준비하여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바가모요 바닷가의 아름다운 모습


  

아프리카에서 대륙을 종단하거나 횡단하고 또는 일정구간을 여행하는 트럭여행이나 투어들이 많은데 우리가 타고 가는 트럭킹은 조금은 저렴하고 또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식사들도 여행객이 직접 조리하는 여행이다.



바닷가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다.


  

500킬로를 내려오는 여행 중에 별도 휴게실이나 편의시설도 없이 달려와 도착한 곳은 탄자니아의 동쪽 해안 바가모요라는 조그마한 도시이다.  지금은 몰락한 도시이지만 그전에는 아프리카 동쪽의 큰 무역도시이고 아프리카 노예들이 이곳에 모였다가 다시 잔지바르로 이동하는 노예와 아프리카와 중동과 인도의 물품 교역항으로 무척 번창했었던 도시였단다.




  

바가모요는 노예들이 여기를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여기에 내 정신을 놓고 간다는 뜻의 이곳 언어에서 표현된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중동의 무슬림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곳이고 이곳의 사람들도 무슬림이 많다.



바가모요의 바닷가.  앞으로 나가면 잔지바르 섬이 있고 인도양이다.


폐허가 된 건물 앞을 원주민이 지나고 있다.



옛 건물에서 바가모요의 번성했음을 볼 수 있다.


  

트럭이 바가모요 시내를 지나 우리가 머물 캠프를 찾아 들어가는 길 위에 있는 전선들이 늘어 처져 트럭이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내려와 만약 차가 속력을 내고 달리면 전선을 끊어질 위험이 있어 차를 천천히 몰고 트럭 위에서 마대를 들고 전선을 위로 쳐들고 차가 통과할 정도로 도시는 정비되지 않고 있었다.



바가모요 옛 건물과 거리


  

그렇게 도착한 숙소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잘 것이지만 건물 안의 숙소는 제법 좋았고 캠핑 장안에 있는 수영장도 시설이 나쁘지 않았다.  그 숙소에 머무는 여행객들도 카페에서 맥주를 시켜 풀장에서 마시며 수영을 즐기거나 독서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한국 식당.


  

숙소에 짐을 풀고 해변에 나가보니 많은 배에서 생선들을 내리고 있다.  많은 고기들을 내리고 많은 노동자들이 고기들을 조그만 트럭에 옮겨 싣고 작업에 분주하다.  바닷가 마켙에 가니 고기를 구워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기도 한다.




우리가 묵었던 캠핑장


  

해변을 둘러보고 다시 시내를 돌아 숙소로 오는 길에 정말 반가운 한글이 눈에 띄고 한국 식당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들러 보니 아니나 다를까 한국사람은 보이지 않고 원주민 직원이 나를 맞이한다.  한국 사람이 주인이냐 물어보니 맞다고 하며 저녁 늦은 시간에 온다고 한다.  알았다 하며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들어와 저녁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며 저녁 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누가 한국사람을 찾는다 한다.  알고 보니 같이 여행하는 한국 젊은 친구도 한국식당이 있어 들렀다가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를 알려주었더니 한국사람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툭툭이를 타고 찾아간 카페.  음주 가무를 즐기다.


  

한국사람이어서 같이 동행으로 만나 같이 여행을 하고는 있지만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끼리 놀고 나이 먹은 사람들은 끼리끼리 놀다 보니 같은 한국사람이라고 계속 같이 붙어 다니지 않았는데 젊은 친구 덕분에 한국사람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식당의 한국인 사장은 바가 마요에 와서 한국 사람을 처음 만났다고 하며 주방장에게 시켜 한국식 통닭과 김치를 이곳으로 가져오라고 했다며 같이 저녁을 하자고 한다.  정말 뜻밖의 손님을 맞아 우리도 정말 좋았다.  조금 후에 가져온 매운 치킨과 양배추 김치와 맥주로 만찬을 즐긴다.  가져온 음식의 양이 많아 같이 여행하는 사람 몇몇이 같이 참석하여 즐거운 만찬을 즐긴다.




  

한국인 사장은 음식이 변변치 못하다며 미안해한다.  대접받는 내가 정말 황송하다.  그러면서 내가 가져온 김치 캔과 소주, 그리고 김과 외국 여행을 하다 보면 필요한 한국의 전통 문양이 있는 부채 등 선물, 한국 담배 등을 가져와 같이 즐기며 우의를 다진다.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생각지 않은 한국 사람을 만나 반갑고 즐거웠던 밤을 지냈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딸의 몸이 안 좋다는 전화를 받고 바로 떠나는 바람에 조금은 아쉬웠다.





이른 새벽 바가모요 항구의 바쁜 모습과 풍경들


 

한국인 사장이 떠나고 우리도 자리를 끝내고 삼발이 택시를 타고 인근의 노래하는 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아프리카의 전통음악을 들으며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그렇게 바가모요에서의 밤이 깊어간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잠에 들었다가 다시 날이 밝아 온다.  어둠이 가시지 않았지만 다시 밖으로 나와본다.  나에게 여행이란 무언지 모를 에너지를 선사하는 것 같다.  모두 어제 늦게까지 시내의 카페에 갔다가 와서 잠을 자고 있는데 나는 무슨 의무감인지 잠을 잘 수가 없어 나온 것이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하늘이지만 동쪽으로 벌겋게 물들어 오르고 그 빛에 바닷물도 발개진다.  그리고 해안가의 야자수와 모래밭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그리고 밤새 고기잡이를 했던 어선들이 해안가로 들어오고 배에서 잡은 고기를 하역하여 차에 싣는 인부들의 동작이 빨라진다.  이른 새벽이지만 이 조그만 해변 도시는 깨어 힘찬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른 새벽 바가모요의 아름다운 해변을 산책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구름이 잔뜩 낀 서쪽 하늘과 달리 동쪽은 그래도 해가 나오는 틈은 조금 허락한 듯하기도 하고...



탄자니아의 고기잡이 배의 모습


  

밤새 잠은 고기를 하역하는 배에서 힘들게 작업하는 원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편안한 잠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다 날이 밝아오자 장비를 갖춰 낚싯배를 타고 멀리 고기를 잡으러 떠나는 유럽의 여행객들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유럽 사람들은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아시아를 점령하여 식민지로 만들고 또 그 주민들을 노예로 팔아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또 그곳에 이주하여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고 주민들을 노예로 만들어 부리고 있다.




  

해변을 돌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원주민과 백인들의 삶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든다.  정말 우리는 얼마나 미국이나 유럽 또는 우리의 주변 국가에서 얼마만큼의 자립 능력을 갖고 있을까?




  

해변을 돌다 다시 바가모요 시내의 올드 마겥을 찾아간다.  어제 여기에 왔을 때는 해산물 시장에서 생선을 구워 파는 시장이 형성되어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하였는데 올드 마켙에는 기념품과 일반 생필품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다.



바가모요의 거리의 풍경


  

이른 새벽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가게를 열고 일을 준비하기 바쁘다.  거리에는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학생들이 학교로 빠른 발걸음을 옮기고 사람들도 자기 일을 찾아 바쁘게 걸어간다.




바가모요 거리와 바다의 풍경


  

또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이렇게 여행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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