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9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초원을 누비는 사파리는 조금 실망스러운 기분도 든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울창한 밀림 속을 헤매며 무서운 동물이나 식물들을 감상해야 되는데 여기는 하늘과 함께 지평선이 널리 퍼져 있는 초원이다.
밀림을 예상했던 여행객들은 많은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조금은 실망스럽다. 아프리카에 왔으면 밀림에서 동물들을 봐야 되는데 여기는 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5시가 조금 넘어 출발한 여행은 늦은 저녁에 끝나고 세렝게티의 중심지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해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캠핑장에 도착해 초원을 돌아다니며 찌든 땀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렀는데 시설이 열악하였지만 초원에 캠핑장 시설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세렝게티의 캠핑장에서 맞이하는 저녁은 정말 환상적은 풍경을 선사한다. 서쪽으로 지는 햇볕과 함께 선사하는 저녁노을은 세상 어디에서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이끌려 이쪽저쪽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다 가이드인 리자의 제재를 받는다.
늦은 시간 돌아다니다 위험한 동물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정말 아프리카는 많은 위험이 도사린다. 강도가 있고 또 위험한 동물들도 있다.
저녁을 먹고 불을 피워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바라보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 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가 없었다는 것이 애석하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별들의 향연을 뒤로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어두운 새벽 다시 여행이 시작된다. 눈곱도 제대로 떼지 못한 채 짐을 꾸리고 대충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차에 타고 초원을 질주하며 다시 게임 드라이브를 떠난다.
이른 새벽 캠핑장을 떠난 사파리 투어차는 어둠을 뚫고 초원을 질주한다. 그런데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이 무척 아름답다. 그런데 그 태양과 아카시아 나무와 그 잎을 먹는 기린의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다.
초원의 투어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2박 3일의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와 세렝게티의 사파리 투어는 비용도 비싸고 또 고급진 투어이긴 한데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같이 오지 못했다면 하지 못할 특별한 여행이었다는 생각이다.
초원을 누비며 많은 동물들의 모습을 찾아본다. 초원에 초식동물들이 있으면 그들을 노리는 육식동물이 있고 또 먹고 남은 사채를 찾는 새들이나 하이에나 같은 동물들의 모습이 보인다.
초원에는 풀과 더위와 뜨거운 태양에 찌든 아카시아 나무만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차를 타고 가다 보아도 거기에는 무언가 동물들의 모습이 보인다.
초원의 저 나무 밑에는 스마트 폰의 영역에는 잡히지 않지만 거기에 하이에나나 아님 그것과 비슷한 동물의 모습이 보인다. 그것을 볼 수 있는 망원경과 그 모습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건기라 동물들을 많이 보지 못할 것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사자는 기본이고 표범과 하마, 코끼리와 함께 동물들이 먹을 쟁탈하기 위한 야생의 생존경쟁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초원의 습지에는 하마가 물속에 몸을 감추고 있고 물가에는 새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움직임이 없는 물속의 하마와 물가에서 먹이를 찾는 새들의 모습만 본다면 세렝게티 초원의 습지는 정말 한가롭고 평화스러운 풍경이다.
아울러 넓은 초원의 아카시아 잎을 따 먹는 기린의 모습도 그냥 평화스럽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세렝게티의 모습을 담은 프로가 있어 보았는데 우리가 돌아다닌 모습과 정말 달라도 많이 달랐다. 영국 BBC가 3년 6개월에 걸쳐 찍은 영상인데 6부작으로 방송된다니 360분 방영을 위해 오랜 시간을 두고 찍었는데 우리는 겨우 하루 한나절을 돌아다녔으니...
이른 새벽부터 돌아다닌 게임 드라이브는 점심때가 되어 세렝게티의 국립공원 캠핑장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 것으로 게임 드라이브는 끝났다. 전날의 점심은 조금 부실한 도시락이었는데 이번의 점심은 따뜻하게 요리를 해와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수박으로 마무리한다.
점심을 먹고 다시 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는 비포장 도로를 달려 우리의 숙소가 있는 아루샤를 향해 달려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메마른 초원을 달려가는 길이 무척이나 힘들고 어렵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숨도 쉬기 어렵다.
그렇게 얼마를 다렸을까? 언덕을 올라오고 저 멀리 응고롱고로 분화구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어려운 비포장 도로를 힘겹게 달려온 보상이랄까? 정말 분화구의 풍경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분화구의 모습을 둘러보고 돌아 나오는 길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다. 자유여행을 하며 며칠이고 돌아다녀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2박 3일간의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그날 저녁은 양고기 바비큐가 준비되어 있다. 양고기 구운 것에 야채를 곁들여 내온 양고기에 와인을 한잔 시켜 먹는데 고기가 너무 질기고 익숙하지 않은 양고기 냄새에 몇 점을 못 먹고 버린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두 모여 맥주나 음료수를 시켜놓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피로를 달래 본다. 이제 또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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