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민 Jan 07. 2020

단단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내가 참 단단한 사람인 줄 알았다.


웬만한 일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데다,


남의 말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고 나서 알았다.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내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나는 나 홀로 단단해지는 법만 알았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단단해지는 것에는 영 서툴렀다.


살다 보면,

나만 잘해서는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다.


때로는 나보다 느린 사람을

기다려줘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만 앞서는 사람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나를 희생해야 하기도 한다.


런데 나는 그런 순간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답답함에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어느 날은 답답함이 눈덩이처럼 커져

숨을 조여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마음에 병이 들 것만 같아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오늘도 여전히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무너진다.


그러나 어제보다는 조금 덜 아프게

그제보다는 조금 덜 상처 받으며


나는 매일 조금씩

단단해지 있다.

작가의 이전글 진부한 소원이지만 건강했으면 좋겠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