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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Jan 05. 2020

진부한 소원이지만 건강했으면 좋겠어

"엄마는 새해 소원이 뭐야?"라고 물으면

엄마는 항상 이렇게 답했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아프지 않은 것"


매년 똑같은 소원을 비는 엄마를 보며

나는 소원이 너무 진부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해에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함께 보며

엄마에게 말했다.


 "가족의 건강, 그런 거 말고 조금 특별한 소원은 없어?"


"특별한 소원이라..."

엄마는 잠시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나 끝내 엄마는 가족의 건강 말고

특별한 소원을 말하지 못했다.


몸도 마음도 늘 건강할 줄로만 알아

그때 난 엄마의 소원이 전혀 특별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엄마의 소원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것인지.


몸과 마음이 아파본 후에야

나는 엄마가 아주 특별한 소원을,

아주 오랫동안 빌어왔다는 걸 알게 됐다.


I wish everyone would be healthy in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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