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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ul 21. 2018

6화: 노을빛 신창 해안도로

제주 문화예술창고 몬딱

# 제주의 명소 신창 해안도로!


짧은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시작되었다. 제주도의 관광지는 혹서기도 성수기가 된다. 얼마 전에 한 서예가께서 주신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동생으로 지내는 박일근의 부친께서 보내 주신 것이다. 무한불성(無汗不成)! 땀 흘리지 않고는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없다. 불볕더위에 땀을 흘리면서 마음을 다져 본다.


“무한불성(無汗不成)!”

“오늘은 신창 해안도로로 가자!”


신창 해안에는 풍력발전기들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이곳은 제주 서쪽으로, 해 질 녘 풍차와 어우러지는 노을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투털브라더스의 갤러리트럭은 오후 4시에 출발하여 8시쯤 철수하는 것으로 하고 짐을 챙겼다.


8월에 열릴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승환은 요즈음 밤낮이 따로 없다. 개인전이 처음이다 보니 부담감이 클 것이다. 나도 12월에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래저래 우리들은 바쁘다. 그래서 승환의 개인전까지는 계획대로 주 1회 출동은 하되, 비박 1박 2일은 잠시 중단하고 당일치기로 하기로 했다.


오늘따라 운전 중에 RPM이 더욱 오락가락하며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근래 발생한 일인데 연료필터를 바꿔야 한단다. 제법 된 중고차라 그런지 여기저기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힘들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빨리 고쳐야겠다.


“오늘은 여기서 전시하자!”



오후 4시 30분경에 도착하여 장소를 잡았다. 이곳은 내게는 퍽 익숙한 곳인데, 지난 2월 LG 회사와의 협업으로, LG 제품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 작업을 했던 곳 중 하나이다. 회사의 요청으로 제주도의 명소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담는 작업이었다. 이곳은 사진 찍기에도 무척 좋은 곳이다.



정확히는 제주시 환경면 신창리 1322-3번지이다. 전에 신창마을 해녀쉼터가 있던 자리이다. 최근에 누군가가 이곳에다 투명카약 체험장을 만들었다. 우리는 이곳 주차장에 갤러리트럭을 세워 놓고 전시장을 꾸미기 시작했다.    


“몬딱에서 오셨네요!”

“저희를 아세요?”    


카약 체험장 주인인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문화예술창고 몬딱’을 안다고 한다. 이이는 바로 안덕면이 집으로, 지나는 길에 종종 우리 ‘문화예술창고 몬딱’을 본다고 한다. 뜻밖에 반갑다. 수고한다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을 건넨다. 감사하다.   



체험장은 오픈한 지 며칠 안 된단다. 주변에 계류장을 만드는 등, 체험 시설을 계속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제일 좋은 사진 포인트를 알려 드릴게요! 바로 사장님 건물 옥상이에요!”        


몇 달 전 여기서 사진 작업을 하면서 포인트를 찾아다녔는데, 바로 이 건물 옥상이었다. 당시에는 빈 건물이었다. 옥상에서 내려다 보면 풍차로 향하는 길이 잘  보인다. 그리 홍보하면 더 많은 사람이 올 수도 있으리라며 이야기해 주었다. 타는 듯한 더위에 시원한 커피를 건네준 마음에 대한 답례다. 그가 잘 되기를 바란다.



뜨거운 오후라 그런지 관광객이 많지는 않다. 해 질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 사이 승환은 파라솔 밑에 앉아서 개인전을 준비하는 그림 작업 중이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오가며 갤러리트럭 전시를 둘러본다. 스마트폰 사진이라고 하면 다들 뜻밖인 듯 반색하며 구경한다. 사진 찍은 장소도 설명해 주고,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도 건넨다.



마침내 해가 지기 시작한다. 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노을을 찍어 간다. 역시 아름다운 곳이다. 젊은 연인들은 요즘 이른바 ‘인증 샷’을 찍기에 바쁘고, 어느 노 사진가는 지는 해를 아쉬워하며 카메라 뷰파인더에 빠져든다.



일몰은 오늘도 멋진 풍경을 빚어내고 바다 너머로 자취를 감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는 갤러리트럭 전시에, 사실 나 자신이 먼저 힐링한다. 길에서 만나는 낯선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을 공유하면서, 더불어 친구가 된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다.



다음 연재) 


제주 감귤창고를 업사이클링 한 '문화예술창고 몬딱 - 잇다.나누다. 즐기다' - 작가 작업실/갤러리/문화예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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