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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다운 김잡가 Jul 13. 2024

Day1_험난했지만 웃으며 알로하, 코나 입성기

아이와 여행에서 버려야 할 것, 취해야 할 것

어쩐지 한국에서 착착 진행되더라

오후 3시 반에 캐리어 5개 끌고 공항셔틀 탑승,

마티나라운지 뷔페에서 미친 듯이 흡입한 후

(딸아이가 너무 많이 먹어서  토해냈지만 그 뒤론 무탈),

상쾌하게 샤워하고 라운지에서 탑승구 가는 길에

면세점에서 외국인 친구에게 줄 차 선물까지 구매 완료.

비행시간 동안에도 별 탈 없이 착착.

오아후까지는 정말 그랬다.

8시간 비행, 호놀룰루 공항 도착
오아후에서 코나로 환승하기
다시는 2시간 이상 벌려두지 않으리


호놀룰루 공항에서 입국수속도 금방 끝나 12시 20분쯤 주내선 환승을 위해 다시 출국장으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설마 그것이 헬게이트였던가...


사실 80불 추가하면 2시 30분 비항기를 탑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최저가 중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택했고  돈 10만 원과 바꾼 네 사람의 두 시간을 그렇게 가치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

종종 사우스웨스트 홈페이지에 들락날락했는데 출국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점점 벌어져서 포기.

호놀룰루에서 마음이 바뀌어 직원들에게 문의했다, 짐을 부치면서... 아... 짐 부치기 전에 된단다.

결국 원래 예약한 4시 40분 비행기코나에 가게 되었다.

대한항공 기내식으로 나온 아침을 대충 먹어서 출출했다.

(Tip: 내리기 전 식사, 피곤하더라도 다 먹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작은 식료품점에 들어가서 무슈비와 샌드위치를 샀다.

씹으면 깨지는 밥덩이도 맛있다며 아이들은 잘도 먹었다.

그러고 나서도 2시밖에 안 되었는데 어찌 4시 40분까지 버티려나...

난 아이들에게 경고 백만 개로 겁을 주고 짜증을 내면서 

바닥을 여러 번 드러냈다. 

옆의 다른 아이들이 쿠션으로 서로의 얼굴을 퍽퍽 치는 것을 보고서야 

순둥 한 두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어쨌든, 여차저차 버티고 버텼는데 보딩을 안 한다.

궁금한 것 못 참는 내가 물었더니 기장님 기다린단다.

4시 40분 되니 느긋하게 걸어오시는 기장님, 결국 5시 20분이 돼서야 코나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했다.

6시 30분 코나에 도착해 저녁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한결 나았다.


Tip: 아이와의 여행에서 환승이 필요할 땐

반드시 가장 짧은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80불 아끼고 말지 내가!!!)

카드까지 말썽, 총체적 난국

늦은 코나입성으로 저녁을 준비해 준다던 친구와의 대략적인 약속시간이 늦어졌다.-참고로 그 친구는 작년 여행 때 사귀어  친밀해졌다.

서두르기 위해 남편에게 렌터카를 찾아오라고 하고 나 혼자 꾸역꾸역 20kg짜리 짐 5개를 찾았다.

한숨 돌리려니 카드 에러로 오늘 렌트 불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메시지가 날아왔다.

아니 된다, 아니 돼...


남편이 돌아왔다.

급히 짐가방 다섯 개를 렌터카 회사 버스에 꾸역꾸역 밀어 넣고 렌터카 회사로 향했다.

내 카드와 국제면허와 한국 면허를 내밀었다.

안 된단다.

미국은 이런 면에 있어선 칼 같은데 우리가 불쌍했는지 한 번만 긁어보고 그것도 승인이 안 나면 내일 오란다.

두근두근.

직원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카드승인 문자가 날아왔다.

나와 남편은 땡큐를 수백 번 외치며 차를 가지러 나왔다.

1번부터 48번 구역에서 맘에 드는 거 가져가래서

좋아라 했지만 정작 우리가 예약한 차가 한 대 밖에 안 남아서 남은 것 중에 업그레이드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침 포드익스플로러가 두 대 있었고,

그중 한 대에 짐을 밀어 넣었는데 전 임대인이 트렁크 보조뚜껑을 잃어버려서 다시 다른 한 대에 짐을 옮겨 실었다. 아주 이런 사소한 것까지 막히니 헛웃음 밖에 나지 않았다.

자, 여기까지 이미 8시가 지나버렸다.


괜찮아, 하와이야!

저녁을 준비해 준 친구에게는 너무 미안하게 되었다.

그 마음만으로도 이미 알로하 스피릿에 녹아들었다.

맞다, 이것이 바로 하와이지!


Tip: 친구가 준비한 피자를 픽업하러 가는 길에 월마트에 들러 물을 샀다. 호텔이 아니므로 생수는 필수다.

친구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어쩔 뻔했나.


드디어!

숙소를 찾아 들어오니 어두컴컴한 밤이 되었다.

한국 시간 3시 30분이 훌쩍 지난 시간.

하필 2층이라 100킬로그램의 거대한 짐들을 옮기고 아이들 피자 먹여 씻기고 재우니 정신이 몽롱하다.


거의 30시간 만에 정신줄 부여잡고 브런치를 만든다.

오늘은 짠해서 짠내 나는 브런치려나.

내일은 또 얼마나 즐거우려고 오늘 일이 이렇게 꼬인 걸까.


그래도 바람에 실려오는 플루메리아 꽃향기를 맡으니,

그래, 하와이구나!

아무래도 좋다.


코나 첫날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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