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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다운 김잡가 Jul 12. 2024

[Day1한국]_공항 가는 길

백팩 메고 가려다 캐리어 다섯 개, 100kg

프롤로그 보고오기

https://brunch.co.kr/@kimmisun/15


공항  가는 길

지난 3일 동안 나는 짐을 쌌다. 짐만 쌌다.

가져갈 것은 정해져 있었지만 21kg으로 맞추느라 넣고 빼고 쌓고 허물기를 무한반복했다.

지칠 대로 지쳐서 밥도 잘 안 넘어갔지만 그래도 디데이는 왔고, 드디어 공항 가는 길.

공항리무진에 올라타니 짐 싸느라 지친 마음이 벌써 위로가 된다.


긴 여행인지라 이미 항공, 숙박, 렌트에서만  2천이 꼴깍꼴깍. 남편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가서 쓸 돈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수세미에 비누까지 바리바리 챙기다 보니 여행 가기 전에 지쳐 쓰러질 판이었다.

하지만 버스에 다섯 개의 캐리어가 가지런히 실어지니 시름이 절로 사라진다.  40일 동안 느긋하게 한여름의 코나를 누릴 생각 때문일까.


작년에도 42일 동안 코나에서 지냈다.

감사한 인연인 마할로&릴리 님의 집으로 초대를 받아 6주 동안 정말 원 없이 행복한 여름을 보냈다. 아마도 이미 경험해 알고 있기 때문에 코나로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짐을 싸며 생겼던 스트레스가 해소된 것 같다.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여행이라 더 설렌다.

이맘때쯤 먹을 수 있는 라이치(리치)의 달콤함을 알고, 담장에 노랗게 익은 릴리코이(패션후르츠)의 향긋함을 알고, 사계절 아름다운 코나 바다지만 더욱 빼어나게 눈부신 여름의 코나 바다를 알기 때문이다.


자, 이제 진짜 Day 1을 향해 19시간 날아가서 본격적으로 브런치를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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