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라는 것은 때를 정해놓고 오지 않는다.
적어도 나의 그리움은 그렇다.
너무 맛있는 것을 먹었다든가,
너무 예쁜 것을 보았다든가,
너무 사랑스러운 소리를 들었을 때 문득 생각나고,
너무 슬플 때나 아플 때도
내 마음에 빗장을 드르륵 열고 들어앉는 것이 그리움이다.
버스에 올라타 창문 밖을 볼 때,
열심히 마감을 위해 달리며 손가락을 놀릴 때,
아침에 잠이 덜 깬 눈을 부비며 물을 한 잔 마실 때,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순간에도
불쑥 속부터 솟구쳐 오르는 그것이 그리움임을
나는 많을 것을 잃어본 후에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