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파레노_저녁 6시
저녁 6시,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다. 오후 5시쯤부터 마음이 조금씩 분주해진다. 오늘 저녁은 뭘 먹나, 늘 하는 고민. 냉장고를 쓰윽 둘러보고 반찬이 있으면 안심! 먹을 게 없으면 휘리릭 냉동실을 뒤져 급히 대안 찾기. 물만두, 떡국, 칼국수, 수제비...
하나씩 둘 씩 집에 들어오는 가족들. 반갑다. 오늘도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와주어 고맙습니다. 여름 끄트머리, 아직 어둡지 않은 시간이지만, 가족과 저녁식탁에 마주 앉아 저녁밥을 먹고 있노라면 어느새 부엌 창으로 어둠이 깔린다. 어둠이 내리고 우리집 부엌 창은 환해진다. 네 가족이 모두 모이기라도 하는 날이면 우리집 부엌 창은 보름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