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이 더워 아이스크림을 한가득 사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엘리베이터는 제일 꼭대기 층에 있었고 시선을 돌려 느긋이 밖을 바라보았다.
마침 분리수거함 정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경비 아저씨가 보였다.
'이제 이쪽으로 걸어와 경비실로 들어가시겠지? 그럼, 아이스크림 하나 건네드려야겠다!'
라는 즐거운 생각이 들자마자 다른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혹시 동정으로 비쳐서 아저씨가 거북해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두세 달 전쯤이었을 것이다.
며칠 동안 우리 아파트 동의 경비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었다.
다행히 아저씨는 돌아오셨지만 돌아온 아저씨의 표정이 계속 어두웠다.
평소처럼 밝게 인사를 받아주셨지만 어딘가 걱정이 한가득 묻어있었다.
그 후 아저씨는 경비실 안쪽 깊숙이 앉아계시거나 주민들과 마주치지 않는 쪽에서 순찰을 하셨다.
두세 달 전의 아저씨께는 이런저런 생각 들이지 않고 손에 들고 온 음식을 나누기도 했는데...
걱정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자 나의 아이스크림은 이웃끼리 나누는 정이, 고마운 마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변명 같은 생각들을 계속 늘어놓았고 날뛰는 생각에 내 두 손은 가만히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을 뿐이었다.
때마침 엘리베이터 표시등에 1층 조명이 들어왔고, 나는 찝찝한 안도감을 안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얼른 피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