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2

글감

by 김니모

매미 소리가 시끄럽게 귀를 때린다.

언제나 여름은 나에게 힘들고 무서운 계절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겨울 끝 무렵부터 돌아올 여름을 걱정하고 있다.


덥수룩한 나의 머리에서부터 땀 줄기가 폭포처럼

등을 타고, 이마를 타고 구석구석 흘러내린다.

사춘기 시절 교복이 다 젖도록 흘린 땀에

친구들이 어디 아프냐, 씻고 왔냐는 걱정과 놀림에

더위를, 정확히는 땀이 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다 보니

여름을 무서워하게 되었던 것 같다.


여름형 게으름뱅이.

원래도 게으름뱅이지만 여름에는 그저 누워서 더위가 지나가길 기다릴 뿐이다.

덕분에 여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해야 될 것도 많고 가뜩이나 시간이 가는 걸 두려워하는 나에게

여름 더위는 좋은 핑계이자 불안이었다.


‘맴맴-‘


매미 소리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 뜨거운 여름 가장 열정적으로 여름에 맞서는 매미.

게으름뱅이에게 자괴감을 들게 만드는 매미.


나의 불안은 언젠가 부터 더위가 아닌 매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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