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7
어제부터 떨어진 기온 탓에 나의 달리기 그라운드로 낙점된 개천에는 사람이 많이 줄어있었다.
올여름에 코로나로 실내 운동을 이용할 수 없었던 탓인지 개천으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 덕분에
나는 그냥 집 앞의 작은 공원을 몇 바퀴씩 돌았다.
며칠 전부터 개천으로 저녁 산책을 나가기 시작했고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졌던 어제는 개천에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혼자 있은게 무서워 오늘은 어제보다는 사람이 많기를 바라며 나갔는데, 어제보다 조금 기온이 회복된 덕분인지 다행히 사람이 드문드문 보였다.
아 빨리 달리고 싶다.
아무도 없는 개천에서 마스크를 살짝 내리자 쾌청한 공기가 콧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딱 뛰고 싶은 공기의 맛이다.
달리기 포즈를 어떻게 해야 할까 걸으면서 조금 자세를 잡아보기도 하였다.
간간히 달리는 사람들의 포즈도 관찰하였다.
불현듯 기억났는데 팔이 앞으로 나올 때 지각을 만드는 것보다 뒤로 나갈 때 직각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얼마 전 찾아본 달리기 유튜브에서 들었던 것 같다.
지면에 닿는 다리도 몸 앞으로 나가는 건 아니었던 것 같다.
발끝으로 조심스레 달리기 포즈를 흉내 내며 개천을 내내 걸었다.
어서 스포츠 브라가 와야 할 텐데 집에 있던 긴바지 운동복을 꺼냈다.
걷는데도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집에 있는 러닝화도 안녕하다.
다 저가형으로 하나하나 구매했던 것들이라 거창한 준비는 딱히 필요 없다.
아빠의 얇은 잠바도 입고 이제 스탠바이다.
가을이오니 달과 별이 잘 보인다.
어서 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