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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을 Jun 21. 2022

게으른 완벽주의자 탈출하기

잘하고 싶은 강박감이 몸을 얼어붙게 만든다!









































게으른 완벽주의자?

잘하고 싶은 강박감이 불안이 되고 불안을 처리하는데 뇌의 절반을 쓰게 되어 뇌가 몸을 움직여 시작하고 실행하기를 거부한다고 한다. 완벽주의자의 강박은 일을 하면 대충 하지 않고 많은 에너지 쓸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힘들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들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더더욱 시작을 어렵게 한다. 


대단한 목표! 엄청난 계획! 

완벽하게 잘하고 싶은 강박이 나를 얼어붙게 만들 때가 있다. 잘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불안이 밀려오고~~ 시험기간에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고 공부하려다 갑자기 책상 청소하고 딴짓하다 시간을 보내고 결국엔 벼락치기 경험 있을 것이다. 계획만 세우다가 3일 4일 지나고, 커다란 강박감에 미루고 미루다 다시 계획을 또 세우고~ 100가지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다고 해도 완벽한 1단계를 위해 오래 정체되게 된다. 나이가 들어 다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잘하고 싶다는 부담감이 컸다. 나름의 계획을 세웠고,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클수록 스케치조차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림 그리는 것이 즐겁지 않게 되자 앞으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무기력과 우울함이 찾아왔다. “뭘 그리 대단한 일을 할 건데 힘들어만 하는 거야~!!” 커다란 목표를 두고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하고 실행을 못하는 나를 보며 한심하기까지 했다.


계획의 문제가 아닌 불안의 문제

세바시 인생 질문 윤대현 교수님의 성장 문답에서 "하기 싫어서 내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더 잘하고 싶은 욕구가 오히려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 했다. 계획의 문제가 아니라 불안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 능력치보다 기대치를 낮추고 큰 목표를 잘게 쪼개어 실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미래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하며 불안해하기보다, 오늘 하루에 할 일만 생각하면서 작은 성취를 하나씩 이루어 가는 것이다. 


가볍게 즐기면서 러프하게

한참 그림을 시작하기 어려웠을 때, 함께 그림 그리는 토부 작가님께서 "노을님, 그냥 거지 같이 해도 그냥 그려요"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 말에 왜 그리 마음이 놓이는 것인지...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견고한 벽에 금이 생기는 그런 느낌~!! 토부님의 말씀 덕분에 조금은 가볍게 즐기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것 같다. 이모티콘은 24~32개의 포즈와 표정을 담은 캐릭터를 그리는 작업인데 매번 첫 번째에서 막혀 진도가 도통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전체적으로 러프하게 "거지같이" 흐름을 잡고 그려가면서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수정을 해나가게 되었다. 한 가지에만 꽂혀서 그것만 보고 있으니 답답했는데 덩어리가 잡혀 있으니 매일 눈에 보이는 대로, 시간이 나는 대로 저절로 그림을 그리게 것이다.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한 생각을 털어 낼 수 있는 것은, 가볍게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고, 오늘의 작은 성취를 해내는 실행력인 것 같다. 작은 성취감을 많이 쌓을수록 자신을 신뢰하게 되고 자기 효능감이 올라간다고 한다.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2년 정도.. 아직까지 그림 그리는 것이 가볍지는 않지만 예전과 같이 잘해야 한다는 큰 부담감은 조금 없어졌다. 그래도 그림이 힘들어질 때면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는다. 그림이든, 글이든 세상 모든 일이 쉬웠다면 재미가 없었을 것이니까.. 힘듦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는 일이라면 완벽하지 않더라도 즐겁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 즐거움을 깨닫게 되면 또 다른 즐거움이 나를 기다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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