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노을 Jun 15. 2022

나는 불량엄마가 아니야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죄책감





워킹맘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부산에 있는 시댁 원정 육아에 회사를 그만두고도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아이들에게 시간을 많이 내어 주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최근에는 웹디자인 작업에다 이모티콘 작가 + 굿즈 셀러 + 전자책 판매 + 공동출판 + 드로잉 강의도 시작하며 요즘 말하는 N잡러가 되었다. 거기다가 전공강의도 듣고, 인스타, 블로그 그리고 최근엔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면서 너무 바빠서 가족들의 식사도 제때 못 챙겨주고 배달음식과 밀 키트로 연명하며 지내다 보니 결국 착한 아드님께서 "어머니, 흰밥에 김치찌개 좀 끓여 주세요"라고 말한다. 미안해 아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면서 엄마역할을 제대로 못하니 집안꼴도 엉망이고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일에 치중하면 집안일과 가족들에게 소홀하게 되고~ 반대로 집안 일과 가족들에게 집중하면 하고 싶은 일이 저 멀리 달아날까 조바심이 난다. 되도록이면 주말에는 엄마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가까운 근교라도 같이 나가고 외식도 하고 함께 보드게임도 하는데 이제는 애들도 친구들과 약속이 있으니 주말에 다 같이 시간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은데 내 시간과 체력은 한계가 있고,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을 때 읽은 <원씽 The One Thing>에서  도움이 되는 글을 찾게 되었다.



절대적인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일에 관심을 쏟으려 하다 보면

그 모든 일에 대한 노력이 부족해지고

제대로 완수되는 일이 하나도 없게 된다.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면 자동적으로

균형에서 벗어나 어느 하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무게를 맞추는 삶을 살아라. 중요한 일을 

맨 앞에 두고 나머지 부분들은 기회가 닿는

대로 관심을 쏟아라. 훌륭한 삶이란 곧 

다른 여러 부분에 무게를 맞추는 삶이다.

<원씽 The One Thing>



기본 루틴이 단단해진 삶에서 일의 우선순위에 따라 무게를 맞추며 살아가는 것! 모든 것에 완벽할 수 없으니 버릴 것은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하며 살아야 하는데, 삶과 일에 절대적인 균형이라는 목표에 목 메달고 있으니 시간적 체력적 한계에 부딪혔던 것이다. 뿌리가 단단한 나무에 자신을 고무줄로 묶어 두고 멀리 갔다가 다시 제 제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독서모임에서 이 구절에 대한 예시를 들어주셨는데 그 비유가 정말 딱 맞는 것 같다. 



예전에는 한꺼번에 몰아서 집안일을 몇 시간씩 하며 피곤해하고 했는데, 바빠진 요즘에는 그때그때 눈에 보이면 바로 조금씩 치우고, 정리하고~ 일하는 도중에 아이들에 옆에 와서 조잘거리면 ‘나중에 이야기하자’라고 미루었는데 지금은 5분이라도 귀담아 들어주고 해결해야 할 일이라면 ‘한 시간 뒤에 해 줄게’ 하고 시간 약속을 하는 지혜가 생겼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기고, 체력에 한계가 오고 쉬고 싶은데 가족들의 요구에 쉼 없이 응하다 지치는 순간 짜증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케이스였던 것 같다. 


내가 워킹맘이라서 가지는 죄책감은 그 순간 우선순위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일에 매달려 다 잘하려는 슈퍼우먼이 되기보다는 약간은 나를 위해 이기적인 엄마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내가 상전인데 결혼을 하면서 항상 나를 뒷전에 두었다. 가족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나를 막아서는 방해물이 아닌데,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미안해하는 순간 ‘나로서의 삶을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게만 느껴지게 된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 죄책감은 불안이 되고 "공부는 했어?”, “도대체 뭐 될라고 그래” 엄마표 폭풍 잔소리 모드를 발동시키게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일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내가 정한 일의 중요도에 따라 그 일을 먼저 해두지 않으면 결국 내가 가려는 길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지게 되고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것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동안 워킹맘으로서의 그때의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고 그러니 아이들도 잘 자라 준 것이라고 나를 토닥토닥 칭찬해 보자! 그리고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게, 집안 일도 나눠서 해주는 배려와 늘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낸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가족이라는 큰 나무에 나를 묶어두고 기본적인 루틴을 지키고 내가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그때의 최선을 다하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면 된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반겨주는 것은 내 가족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난 불량엄마가 아니야! 

죄책감과 미안함은 던져버리자!


작가의 이전글 이제 그만 내려놔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