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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정 Jul 11. 2020

여행은 사람

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인도였다.

신비롭고 역동적인 나라.


더럽고 위험할 거라며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지만 나는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처럼 편하고 즐거웠었다. 그래서 첫 여행 이후 5년 뒤에 또 인도에 갔었다.


첫 인도 여행은 2002년이었다.

웅장했던 인디아 게이트와 델리대학교를 둘러보고 델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도 봤던 날, 힌디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장면들 만으로도 무슨 내용인지 다 알 것 같은 놀라운 인도영화. 게다가 영화 중간에는 쉬는 시간도 있었다.


저녁으로 진짜 맛있는 탄두리 치킨을 먹는 것으로 그 날의 여행 일정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던 중에 갑자기 차가 멈췄다. 기사분도 이유를 알지 못해 답답해했고, 가로등 불빛도 드문 밤이라서 더 무서웠었다.


우리나라에서야 휴대폰이 흔했지만 인도는 전화조차 흔하지 않았던 기억이다. 멈춰진 차에 갇혀 떨고 있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청년이 기사와 인솔자에게 뭐라고 말을 걸었고, 얼마 후 어디선가 페트병에 기름을 가져와 우리 차에 넣어주었다. 바로 우리 차에 시동이 걸렸고 움직일 수 있었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우리가 돈을 조금 드리려고 내밀었더니 오토바이 청년은 손사래를 치며

 “No No! I don't want...."

하며 순식간에 저 멀리 사라져 갔다.

지금 생각해도 그 일은 꿈같고 기적 같다.

지금도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과 이 이야기를 한다.

 20년 가까이 된 일을.


차에 기름이 없으면 경고등이 뜰 텐데 그런 경고등마저 고장 난 위험한 차를 타고 다녔나 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리는 여행 내내 신나 있었고,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 기적같은 청년을 만나 나와 우리 일행에게 인도는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건 자연도 있고 음식도 있지만 결국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나의 신조가 된 것은 첫 여행의 기적같은 추억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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