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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스토브리그 Oct 29. 2024

따뜻한 밥 한 끼

브라 더 밥 프로젝트 시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S/W 개발자로서, 한 가정의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서 세상의 속도에 맞춰 잘 달려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달릴 힘과 의지를 잃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의 '열정'이라는 땔감을 모두 소진한 것이었다. 가족과 회사가 걱정되기도 했고, 무언가를 확실하게 얻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불안하기도 했지만 떠나야만 했다. 나로서 '행복한 나'를 찾기 위해 택한 방법은 단순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찾기 위해서 걸어간 그 길을, 나도 걸어가 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아들과 함께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중이다.


나의 인생길 가운데 찾아가고 있는 행복을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 청년들과 함께 나눔을 시작하려고 한다.

지금은 환경과 여건이 한정된 상태에서 진행을 하지만 앞으로 계획은 불특정 다수의 청년들과 함께 나눔을 가지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을 하냐고 덜어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 여러 가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봤다.


1. 내가 똑똑해서?

2. 내가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3. 내가 돈이 많아서 부자여서?

4. 내가 말을 잘해서?

5. 내가 공감을 잘해서?


등등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 나 자신에게 물어봤지만 저기 있는 질문 중 어느 것 하나 해당사항이 없다.

똑똑하지도 않기 때문에 진급도 남들처럼 하지 못했다.

40대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 시점에 세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 시간의 여유는 그저 사치이다.

결혼할 당시 돈이 없어서 새마을금고에서 삼천만 원 대출 내어서 결혼식을 겨우 올렸다.

나름 공감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이다.

그러다 보니 공감능력도 떨어져서 매일 아내와 아이들에게 질타를 받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일상가운데 행복을 모르고 살았던 긴 시간과 터널을 걸어보았다.

그래서 터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터널에서 멈추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지는 알고 있다.

지금 내 나이 40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써 완벽하게는 다 알지 못하지만 조금은 알 수 있는 것 같다.

이 마음들을 청년들과 함께 나누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한참을 돌아 돌아서 지금이 되었어야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그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만 하여도 답답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과 조건들로 인하여 그러지 못했던 고민과 걱정들을 가슴에만 품고 갑갑하게 살았던 것 같다. 사실 고민과 걱정은 남들에게 말하기 조차 부끄러운 나의 치부라고 생각했기 때문 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마음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고민을 말한다고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쉽게 털어놓을 수 있고 털어놓는 순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는 사실은 장담할 수 있다.

그래서 청년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따뜻한 밥 한 끼 정을 나누려고 한다.

신청방법은 간단하다. 정해진 폼에 작성해서 전송하면 끝난다.

식사하는 장소와 시간 메뉴 등 모두 신청하는 청년의 의견을 100% 반영한다.


 이 일을 진행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고요? 궁금하다고요?

저는 삼성전자 18년 차 S/W 개발자입니다.

고딩 중딩 초딩 세 아이의 아빠이고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빠져나오지 못할 깊은 터널에서 조금씩 걸어 나오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청년이 점점 많아져서 세상이 젊어지고 행복해지고 밝아지기를 응원하는 청년을 사랑하는 김병환입니다.



@jacob_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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