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비가 많이 내린 후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하게 느껴질 만큼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브라 더 밥 3회 주인공인 청년과 약속한 시간은 저녁 7시이다.
아직 퇴근을 하려면 한참이 남았지만 청년을 만날 기대감과 추운 날씨에 혹시나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란 걱정 아닌 걱정과 염려 때문에 퇴근을 조금 일찍 해서 청년에게 전화를 했다.
아니나 다르게 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청년은 미리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고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두 사람은 미리 정한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일찍 만날 수 있었다.
오늘 만남을 위해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회사에 출근해서 일과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고 계속해서 뜬 구름 잡듯이 다른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엇을 먹을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일보다는 오늘 만나게 될 청년과 함께 할 시간을 더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오늘 만남을 신청한 청년의 유년기 시절을 내가 알고 있을 만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청년이다.
그래서 나는 청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만나기 전까지는 자부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나의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알고 있는 청년에 대한 기억은 유년기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첫마디를 나눠보는 순간 금방 알 수 있었다.
벌써 나이가 30세가 넘어가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청년에 대한 기억은 얼마 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미안함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작년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냈다.
생각처럼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힘든 취업문을 두드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걱정과 근심만이 지나간 시간의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6개월 단기 계약의 직장이지만 직장느낌을 느낄 만큼 생활할 수 있는 곳에 취직이 되어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그 만족도가 많이 높은 편이었다.
단기 계약의 직장이지만 열심히 직장 생활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것에 가족들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기뻐해주고 축하해 주어서 잠깐이지만 행복하고 기쁨이 가득했다고 전해주었다.
하지만 이것도 내년 2월이 되면 계약기간이 끝나게 되는데 다시 계약을 할 수 있을지 걱정과 함께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 일자리를 찾고 싶은데 본인의 환경과 현실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해도 과연 이 일이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또다시 고민을 반복해야 하는 현실에 오늘도 전공과 다른 일을 하면서 본인만의 꿈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청년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청년은 믿은 좋은 부모님 품에 좋은 신앙심을 가지고 잘 자랐다고만 생각했지 교회와 본인의 생활 그리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이렇게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에게 듣기 전까지는 몰랐다.
청년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 고민들은 나 역시 죽을 때까지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 숙제일 것이다.
하지만 청년은 이제 혼자가 아닌 고민을 함께 나눠줄 수 있는 형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중국 속담 중에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고 했다.
지금은 마음이 힘들고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이지만 그 마음들을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본인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다 보면 어느샌가 시작의 출발점을 찾아서 청년이 하고 싶어 했던 일들을 하면서 함께 마음을 나눠주었던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함께 나눠 가질 수 있는 행복한 마음의 공간이 생겨난다면 다른 청년들에게 그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청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좋은 일들만 가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세상은 행복을 나누고 싶은 좋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 만남을 가진 청년은 브라 더 밥 신청 2번째 청년이지만 실제 만남은 3번째인 청년이다.
1번째 신청 만남이 부담스러워서 신청을 주저했지만 2번째 신청은 꼭 본인이고 싶어서 신청했다는 농담 섞인 진솔한 고백이 아직은 내가 세상의 한 일원으로 조금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서 청년의 고백이 감사함으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행복한 나를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에 희망의 불씨를 불어넣어 준 만남을 청년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만들 수 있음에 고맙고 감사하다.
이처럼 오늘도 나는 감사가 가득한 지금을 살아가고 있음에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끝으로 청년이 좋은 자매 만나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행복한 가정 이루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