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러닝, 기본기를 다지는 여정

by J 스토브리그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다. 부상을 막고, 운동이 주는 진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런데 러닝은 달랐다. 운동화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달릴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운동이라 여겼던 것이다. 그게 나의 착각이자 교만이었다.

모닝 러닝을 계속할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호흡은 거칠어졌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달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러너들의 자세를 관찰하고 따라 해보기도 했지만, 그리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결국 러닝에도 배워야 할 기본기가 있음을, 나는 늦게서야 인정했다.


출근하자마자 유튜브에 ‘러닝 자세’를 검색했다. 수많은 영상들 중 한 편을 선택해 보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초보 러너가 익혀야 할 기본기가 정리되어 있었고,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의 코치가 발의 리듬, 팔의 움직임, 호흡의 타이밍 등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해주었다.


그 영상을 10번은 넘게 반복해서 본 것 같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마음은 이미 트랙 위를 달리고 있었고, 엉덩이는 들썩이며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처럼 들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당구장에 처음 갔을 때 공책을 당구대 삼고 지우개와 연필로 이미지 트레이닝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이번엔 러닝을 상상하며, 마라톤 선수가 된 듯 머릿속으로 달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400m 트랙에서 300m는 배운 대로 발의 움직임과 팔치기를 적용해 뛰고, 나머지 100m는 호흡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사실 이 100m는 힘들지 않고 오래 달리기 위한 나만의 작은 '휴식 구간'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몸이 어색했고, 자세가 맞는지 확신도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몸이 반응하고 자세가 안정되어 갔다. 그 변화가 내게는 의미 있는 신호였다.


혼자 트랙을 도는 일이 때론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그 시간은 나 자신과 마주하는 소중한 과정이었다. 반복되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점차 현실에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끼며, ‘언젠가 나도 저 사람들처럼 편안한 호흡으로 여유 있게 달리는 날이 올 거야’라는 믿음을 품게 됐다.


모닝 러닝은 더 이상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기본기를 다지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의식(ritual)이다. 나는 트랙 위에서 오늘도 어제보다 더 나은 러너가 되어가고 있다.


러닝을 통해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단순히 체력이나 기록의 향상이 아니었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마주하는 용기,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 그리고 마음이 흔들릴 때 다시 나를 중심으로 되돌리는 힘. 기본기를 다지며 달린다는 건 결국 ‘나를 믿고 다듬는 일’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러너이기 이전에 더 단단한 ‘나 자신’이 되어가고 있다.


@jacob_camino


ps. 참고했던 영상입니다.

https://youtu.be/UAvzOkGWQxY?si=X7U8GkO9Sfd9MCV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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