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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무늬 Aug 19. 2021

내 시간에서 흐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 시간에서 흐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스쳐갔던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한 번은 스케줄러에 내가 먹었던 것, 내가 샀던 것, 혹은 갔던 곳을 적어놓으면서 살았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만났던 사람을 적어놓는 스케쥴러만 있지만.. 나는 지금도 군대 안에서 틈틈이 적었던 노트를 가지고 있는데 그 안에는 휴가 때 할 일이나 먹고 싶은 것들을 적혀있다. 지금 보면 너무나 귀엽고 재밌는 노트지만, 그때 당시에는 분명히 노트를 보며 버텼을 것이다. 군대가 아직 지금처럼 선진화되기 전이라 구타도 많았고 가장 폭력적인 시간에 그저 상상만으로 혹은 희망으로 버텼다. 가끔 나는 누군가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는다. 나는 가끔 그것이 혹여 나로부터 기인한 이유로 인하여 내가 듣게 된 폭력은 아닐까 생각했다. 이런 노트가 꽤나 많다.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을 적는다는 것은 재밌는 일이다. 최근에는 오른손 팔뚝에 POET이라고 문신을 했다. 그것은 아직 내가 생각하는 어떤 지점이 되지 못한 나를 위한 거울이면서 나의 본분을 잊지 말라고 하는 나의 제목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문신을 보면서 어렸을 적 밴드를 하며 기타를 메고 다니며 한껏 음악 하는 것을 뽐내며 어깨가 으쓱했던 순간이 생각났다. 자존감은 어떤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것을 잘해서,  어떤 것이 마음에 들어서 오는 자존감들. 어떤 뒤처짐이 있더라도 나는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자존감. 시 가 아니면 나의 자존감은 어디서 기인할까. 왜냐하면 시가 없을 때도 나는 자존감이 높았던 것 같다. 그저 행복했으니깐. 분명 현재 나의 자존감의 많은 부분은 시에서 기인하지만 결코 시에서만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성격적인 부분에서 오는 것도 좀 있는 것 같다. 나는 안 좋은 부분을 빨리 잊고, 남들이 하는 안 좋은 말도 금방 잃어버리고, 그저 사람을 만나도 좋은 점을 극대화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깐 나의 그런 경향이 분명 나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친것 같다. 그러니깐 좋은 게 좋은 거 아닐까.라며 사는 홀홀홀 하며 세상 다 산 노인네처럼 사는거.. 그래도 말 함부로 하는 사람 너무 싫고, 더 싫은 건 말을 함부로 하는 데 막상 당사자는 그것을 모를 때, 이것보다 더 싫은 건 말이 너무 많아서 함부로 하는 말도 많은 데 당사자는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거다. 와 나 씨. 갑자기 또 급빡치네. 정말 진짜 악마는 자신이 천사인 줄 안다고 한다. 는게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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