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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분카레 Jan 01. 2024

해맞이

# 독립문역 5번 출구(아침6시20분)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독립문역에 내려 5번 출구로 나와 안산으로 향했다. 초행길이지만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깜깜한 새벽에 삼삼오오 몰려가는 인적들의 행선지가 해맞이란 건 너무도 당연했기 때문이다. 입산하기 전부터 거리는 빙판이었고 산길은 더더욱 심했다. 내려올 것을 걱정했더라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섰을 것이다. 하지만 오직 해를 맞이하겠다는 일념으로 네 발로 기다시피 올라갔다.

# 안山 봉수대(아침 7시)

잠자던 도시가 하나둘 눈을 뜬다. 오래토록 안개 이불속에서 뒤척이고 싶은 눈치다. 하지만 새해 첫 해를 맞이하기 위해 가까스로 눈을 비비고 잠에서 깨어나려 안간힘을 쓴다. 도시가 해맞이 준비를 하는 동안 하늘에서는 진즉에 구름이 레이스를 드리우고 무대장식을 마쳤다. 

# 2024년 첫 날 떠오른 태양(아침 7시50분정도)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떠오르는 태양을 영접할 수 있었다. 붉디붉었다. 찬란하고 영광스런 태양을 보니 뭔가가 벅차올랐다. 새해 이뤘으면 하는 소원 몇 가지를 마음속에 품고 갔었다. 하지만 해를 마주하고는 나는 오직 '가족의 건강'만을 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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