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밤색 콩가루에서 우러나온 농후한 빛깔의 검은 액체가 내 몸 속 틈틈이 비어있는 공간으로 스며들어 나를 깨운다.
혀 끝에 닿기 전 코끝에 먼저 닿은 향기가 졸음의 마침표를 찍듯 두 눈을 지긋이 감기게 한다.
만개한 눈꺼풀 안에서 게슴츠레했던 눈동자가 오늘의 시작을 또렷하게 직시하기 시작한다.
잠자기 전 하나하나 해체해 놓았던 사지가 on 버튼에 청신호가 켜지듯 제자리에 다시 장착되는 느낌이다.
흐리멍텅했던 머리속의 기관들도 하루치의 생산을 맞추기 위해 컨베이어벨트 앞으로 일사분란하게 작업준비를 마쳤다.
자, 모두 준비되었나?
네 준비되었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모닝커피의 원대한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