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38일 차
아침에 운동에 가려고 저녁에 일찍 잔다. 저녁에 일찍 자니까 야식을 덜 먹게 되고, 내일 더부룩한 속으로 줄넘기를 폴짝폴짝 가볍게 뛸 수 없으니 늦은 밤엔 가급적 무거운 음식은 먹지 않는다. 늦은 밤에 안 먹어야 하니까 저녁은 제시간에 밤에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 먹어야 하고. 운동을 하면 그게 아까워서라도 인스턴트 같은 자극적이고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게 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
보통 11시-12시면 침대에 눕는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음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간단하게 적은 스케줄표를 확인하는 정도로 하루를 마친다. 오늘 한 일을 지우고 못한 일을 내일로 미루며 형광펜으로 긋는다. 하루치 일과를 계획하면, 그걸 꼭 마치고 형광펜으로 긋고 싶어 진다. 일을 처리하고 싶은 마음보다 형광펜을 쓰고 싶어 안 날난 사람 같기도 하다. 형광펜을 아무 데나 긋는다고 나의 욕구가 채워지는 건 아니다. 반드시 계획표에 할 일을 마치고 그을 때에야 스스로가 대견하다.
아무것도 적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한 것 같다. 그래서 사소한 것도 다 적는다. 매일 하는 아침 6시 운동, 운동 후 브런치 글쓰기부터 어떤 날에 점심에 반공기만 먹기, 카드 해지하지, 두유 사기 같은 소소한 준비도 모조리 적는다. 그래야 어제보다 다른, 어제보다 조금은 나아진 삶을 사는 것 같다. 저렇게 한눈에 보니까 주말엔 제법 놀긴 노나보다. 생각도 안나는데.
오늘은 줄넘기를 마친 후 속도 5.6으로 1시간을 걸었다. 그때 볼 드라마도 다운로드해 놓았는데 아이패드 배터리가10미만이라 운동까지 안 갈뻔했다. 이제 하루 일과에 아이패드 충전까지 스케줄에 적어야 하나 자괴감이 든다. 왜 이렇게 충전할 게 많은지 귀찮아 죽겠다. 애플 제품들을 한방에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 책상이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