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53일 차
헬스장이 다시 오픈한지도 한 달쯤 된 것 같다. 보통 때에도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요즘은 더 그렇다. 확진자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도 있지만 기껏해야 이 시간대에 4명 정도 운동한다. '될 사람은 뭘해도 된다, 안될 사람은 뭘 해도 안된다'이런 말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아침 운동은 진짜 할 사람만 하는 것 같다. 최소한 오늘 나는 '할 사람'이었다.
오늘은 특히 6시에 한 명도 없었고, 운동을 마칠 때까지 어떤 인기척도 들을 수 없었다. 이럴 때면 가끔 청소일 하시는 어머님과 마주치는 일이 기다려진다. 그분은 우리 엄마보다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꼭 칭찬 한마디를 빼놓지 않는다. 나보다 한 3도는 높은 톤으로. 아침에 일어나 그분의 밝고 기분 좋은 칭찬을 들을 때 특히 뿌듯하고 따뜻해진다.
'매일 나오는 거야? 부지런해라' 라고 했다가, 어느 날은 '다이어트하는 건 아니지? 뺄 곳도 없어~'
운동을 하니까 좋은 사람들도 마주치고, 칭찬도 받고 삭막한 아파트에 웃으며 인사하는 이웃이 생긴 게 반갑다.
누구와 같이 운동하는 건 아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 어머님과 사이클 만타는 커피 사장님(운동할 때는 인사 안 함) 이런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만으로 함께 운동하는 기분이 든다. 그 아침에 우리가 같이 깨어있다는 것만으로 괜히 동질감도 느껴지고 혼자 친하다고 착각도 한다. 내일도 우연히 마주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