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울 Feb 01. 2021

어떤 필라테스 센터를 가야 할까

내가 이 센터를 고른 기준

지금의 센터를 고르기까지 3, 4 군데는 돌아다녔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유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나는 느슨하게라도 평생 할 운동을 찾아야 했기에 오랫동안 찾아 헤맬 생각으로 여기저기 다녔다. 아이러니하게 안 다녀야 할 센터를 자주 돌아다니니까 기준이 세워졌다. 가지 말아야할 센터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늘어놓고 싶은 말이 많지만, 장점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나나 읽는 사람에게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지 말아야 할 센터 

 - 시간 약속을 소홀하게 여기는 점 (의외로 당일 취소, 사전 미공지 많음)

 - 전문성이 느껴지지 않음 (스펙이 아니라 레슨을 받아보면 정확하게 느끼 수 있음)

 -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무조건 1:1 권하는 곳 (마음에 거리낌 없는 비용이어야 오래 할 수 있다)

 - 광고, 잦은 이벤트 (그만큼 빠져나가는 수강생이 많다는 뜻이기도 함) 


가고 싶은 센터 ( = 강사의 자질)

 - 개인강습 후 그룹으로 넘어갔다.

처음에 치료 목적으로 다녔기에 1:1 강습을 세 달 정도 받다가 2:1, 3:1로 바꿨다. 내 담당 원장님은 개인 강습을 고집하지 않고, 그룹을 따라갈 수 있을 때에 먼저 권유했다. 그 점도 신뢰가 갔다. (센터 수입 측면에서 1:1 한 시간이나 3:1 한 시간이나 비용은 동일했다.)  


원장님 특유의 언어습관이 있는데 이것만 이해하고 잘 따라오면 가능하다고 했다. 강사가 말하는 '툭, 딱, 엉덩이 아래로'처럼 말로 설명하는 동작을 개인 레슨에서 충분히 숙지했다면 그룹에서는 강사가 시험을 보이지 않고 말만 해도 척척 자세를 바꿔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강사가 따로 앞에서 보여줄 만한 공간도, 기구도 없음 작은 센터) 기구를 사용하지 않은 동작은 집에서 연습 해오라 고도하신다. 의지만 있다면 사무실, 집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운동도 잘 알려준다.


어쩌다 안 나오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개인 레슨이 되기도 한다. 내가 다니는 센터에는 없지만 6:1, 8:1 레슨도 있는 곳에서 처음 필라테스를 시작한다면 정말 혼란스럽고, 다쳤을 것 같다.


 - 전문성에서 오는 신뢰

어렴풋하게 좋아진다는 이야기만 듣고 하는 것들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서 금방 흐지부지된다. 수업은 운동 시작 전부터 어떤 근육을 사용하겠다고 말하고,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몸은 보고 있지만 근육은 볼 수가 없어서 원장님은 자꾸 '근육을 이렇게 감싸는 기분으로' 라던지 '여기와 여기가 만나는 느낌으로'라고 상상을 요구하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운동하기로 했던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부위에 느껴지는지 원장님도 잘 알긴 하지만, 스스로 알아차려야 혼자서도 할 수 있다며 기억을 강조한다. 


간혹 다른 부위가 아프면 동작을 바꿔주는데,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무리하지 않고 병원에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하던가, 본인이 다음 주까지 공부해서 다른 움직임을 추천해주기도 하다. 사람에 따라 전문성이 느껴지는 기준도 다를 것이다. 나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타인의 도움을 받을 줄 알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계속 배우는 사람이라서 믿음이 갔다.


 - 가성비 좋은 운동

필라테스 비용이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성비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건 결국 이 센터의 강사가 얼마나 잘 가르치냐에 달린 문제일 거다. 결국 강사 자랑만 하다가 끝났다. 



 뭐니 뭐니 해도 내 기분이 최고지
운동할 때 즐겁나요?

마지막으로 나에게 하는 결정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운동할 때 드는 즐거운 기분에는 다양한 이유가 포함될 거다. 그러나 이것저것 따지기 힘들다면, 내가 그 운동을 할 때 정말 마음의 거리낌 없이 충분히 몰입하며 즐기는지가 중요하다. 가기 전에는 정말 귀찮다가도 일단 운동을 할 때면 본인 스스로 어떤 기분이 드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일단 해봐야 한다. (실패할 센터를 가더라도 기준이 하나 생기니까)


운동할 때조차 힘들다면 굳이 매일을 견디는 마음으로 지속할 순 없는 것 같다. 간혹 운동 이후의 효과를 위해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훈련에 가깝다. 다이어트를 위해 며칠을 굶어도 다시 요요가 오는 것처럼, 그 자체를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다면 효과도 금방 사라질 거다. 즐기면서 하다 보면 운동 효과가 생기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것보다 운동하는 시간을 즐기는 순간으로 만들어 냈다면 이미 전과 완전히 다른 시간을 보내는 사람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력 질주하는 상상만 해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