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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Sep 08. 2022

무릎을 지키며 운동하는 법

배드민턴 치면 무릎이 망가진다고 하더라

배드민턴을 하다 보면 보호대를 착용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보호대 모양도 통증에 따라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다. 관절이 아파본 적이 없어서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배드민턴을 치다 보니 상황이 달라졌다. 무릎 상태가 처음 한 달간은 아무렇지 않았는데 두 달째부터 뭔가 달랐다. 


그 당시에 같이 치던 사람들 중 한 명은 '배드민턴 오래 한 사람들, 격하게 운동하다 보면 무릎이 성할 수가 없다며 점점 안 좋아지기만 할 뿐'이라고 들었다. 선수도 아닌데 아마추어인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 앞섰다. 계속 신경을 쓰니까 언젠가 아프게 될 거라는 믿음이 강해졌고 미리 보호하면 나쁠 것 없다는 생각에 착용했다.

확실히 보호대를 착용하니까 무릎이 미세하게 느껴지던 감각도 사라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기에 찝찝했다. 보호대에 의지하지 않으면 통증이 서서히 심해질 것이고 나는 운동할 수 없게 될 것만 같았다. 그러다 걷지도 못할 것 같고..평생..뭐..건강을 생각하면 늘 극단적인 상상도 하게 된다. 어지러울 때에는 이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게 상책이다. 보호대도 답답해서 운동에도 거슬리고, 보호대가 내키지 않아서 착용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는 체육관에서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도 잘 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생각해보니 심지어 코치님도 무릎보호대를 하지 않았다. 오늘은 무릎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은 분과 게임이 끝나고 잠깐 대화를 할 시간이 있었다. 그분께 무릎이 아프진 않냐고 물어봤다.


"저는 10년 넘게 치는데 괜찮았어요"

"배드민턴을 치면 다들 무릎이 안 좋아진다는데 어떻게 관리하셨어요?"

"반대쪽 운동을 따로 꼭 해주고 있어요. 내가 레슨 받기 전에도 맨날 런지 하고 있잖아요. 집에 가면 왼손도 아령으로 운동하고 있어요. 균형을 맞춰주는 게 중요하거든. 한 번은 하지 않았던 적이 있는데 왼쪽 팔에 간혹 마비가 온 적도 있어요. 근육이 없어서 그랬던 거지"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그분도 통증을 겪었기 때문에 나름의 방법을 찾아냈을 것이다. 준비운동을 꽤 긴 시간 정성스럽게 하고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분은 적당히 쓰고 보호대로 조절하기보다 균형을 맞추는 쪽을 택하신 것이다. 그 방법대로 10년 넘게 운동해오셨다. 나이는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셨으니까 나는 아직도 20년을 훌쩍 넘게 칠 수 있다! 예! 


이제 더 이상 '보호대로 의지하면서 살살치겠다'는 마음이 사그라드니 자유롭다. 게임을 할 거면 한 번이라도 이기고 싶고, 몰입하다 보면 몸을 내던지고 휘청거리고 넘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다칠까 조바심 내며, 무리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해내고 싶지 않다. 할 거면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다. 24시간 중에 운동하는 두 시간은 그게 전부다. 고작 취미가 아니다. 기필코 이기고 싶은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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