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이 공사중이라
오늘은 아침은 8차선 대로변을 달렸다. 매일 아침 가던 학교 운동장이 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내년 7월까지는 외부인 출입을 금지한다고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우리가 달릴 시간은 통제하는 사람이 없는 이른 아침이긴 해도, 혹시 모를 안전사고엔 동참해야지. 그래서 이제는 달릴 곳을 찾아야 했다.
주말엔 조금 멀리 가도 되니까 천변이나, 근처 호수에 운전해서 도착 후 달렸다. 문제는 매일 아침을 어디로 달리냐다. 나는 터널을 지나 작은 마을이 있는 코스를 추천했다. 비교적 차도 없고 한적했고 횡단보도도 없었다. 문제는 어둠이다. 유독 깜깜한 구간인데 길이 좁고 인도가 잘 정비되지 않은 게 맘에 걸렸다.
어쩔 수 없이 밝은 대로변이 안전하겠다 싶었다. 비몽사몽 돌부리에 넘어질 순 없으니까. 확실히 마음이 편하다. 문제는 소음공해였다. 이렇게 차소리가 컸었나? 항상 막히는 구간이라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쌩쌩 다니는 시간이라 그런지 신경질적으로 들렸다. 횡단보도도 감안했지만 기다릴 때 공회전되는 차의 매연은 심각했다. 이러다 코피 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갔던 길을 되돌아오지 말고 뒤로 지나쳐서 터널 쪽으로 돌아왔다. 터널을 차 없이 다녀본 적은 처음인데 이렇게 긴 구간인지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인다. 게다가 터널 안에 인도는 유리창으로 막혀있긴 해도 안팎으로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뿌옇게 안개처럼 보였다. 이쪽 터널은 지나치지 말자고 했다.
집에 도착할 때쯤 우리는 완전치 지쳐버렸다. 매번 달리던 3km였는데, 장애물이 많아서인지 더 힘들었다. 그리고 이 길로 다닐 순 없겠다고 서로 동의했다. 내일은 어떤 길을 가볼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도심에서 달리기가 이렇게 험난하다. 그래서인지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운동장에는 몇 바퀴인지, 몇 분인지 숫자 보기에 바빴는데 말이다.
오늘 아침 온도는 10도였다. 날씨가 따뜻해서 다행이다. 추운 겨울이 오면 이 모든 것들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질 것 같다. 춥지만 않으면 모든 게 괜찮을 테니, 어서어서 주어진 날씨에 감사하며 달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