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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Sep 24. 2020

쉬운 줄넘기 카운팅

줄넘기 14일 차

어제저녁부터 먹은 음식

멜론, 빵, 치킨, 샌드위치로 인해 몸이 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졌고, 동생이 언니 스트레스받았냐고 물어봤다. 스트레스는 없고 한번 먹으니 계속 더 꾸역꾸역 넣고 싶은 것 같았다. 음식은 확실히 중독적이다. 이러도 내일 줄넘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힘들겠다고 전날 저녁부터 갈까 말까 한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고, 오늘은 정말 2주 만에 줄넘기 쉴까 했다. 그동안 비가 맞을 만한 정도면 맞고서도 뛰고, 태풍이 몰아친 날이 아니면 할 수 있는 날은 모조리 했는데 흙.


오늘은 내 의지를 계속 의심했다. 어지러워.


그런데 결국 나는 의지를 의지하지 않고 나갔다. 의지는 뭔가를 하기 전에 나타나는 게 아니다. 그것은 하는 과정에서, 하고 나서 생기는 거지 그 전에는 죽어도 없는 거다. 의지 따위 없어도 나는 찌뿌둥한 몸을 이기고 나갈 수 있다. (뇌피셜 주의)


어제 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은 1,000개를 늘려야겠다. 2천 개에서 3천 개 늘릴 때에는 정말 몸에 무리 갈 정도로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3천에서 4천은 할만했다. 어제 치킨 탓인지 몸이 무겁고 줄넘기 도중에 자주 걸려 넘어서 할 맛이 안나는 것 같았다. 줄 넘는 횟수를 세는 것도 귀찮다.


일, 이, 삼, 사.....육십칠, 육십팔, 칠십팔, 십팔,,십팔..


이거 뭐 줄넘기하는 것보다 세는 게 더 어려워. 자동 카운터 해준다던 줄넘기를 찾아봤는데, 역시 그립갑이 나랑 안 맞을게 뻔하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용하던 10년 묵은 나의 '김수열 줄넘기'만으로 줄을 넘는다. 줄넘기를 바꿀 수 없다면 세는 방법을 바꿔볼까.


1부터 10까지는 쉬우니까. 그거만 반복적으로 해봤다. 훨씬 수월하고 줄도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일단 십까지 세고 마지막 열 번째에서만 십, 이십, 삼십을 외치는 것이다. 그리고 백 단위에서만 백, 이백, 삼백을 외치고 오백까지만 센다. 그리곤, 오백을 6회 반복하면 3천 개 끝!


- 일, 이, 삼, 사...십

- 일, 이, 삼, 사...이십

- 일, 이, 삼, 사...삼십

- ...오십, 육십, 칠십, 팔십, 구십, 백

-백, 이백, 삼백, 사백, 오백

X 6회 반복


5백 개까지 수월하게 줄을 넘는다면 약 5분에 끝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6번 반복하면 30분이다. 중간에 쉰다고 해도 40분 정도일 텐데 지금은 한 50분은 걸린다.


그나저나 자세로 인해 목이 아픈 게 줄넘기를 하면 더 심해져서 큰일이다. 줄넘기하려면 자세도 교정해야겠다.


떠오르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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