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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Sep 25. 2020

비와 함께 줄넘기

줄넘기 16일 차

줄넘기를 매일 한지도 16일 째. 태풍이 불 때 하루인가 이틀을 빼고 나갔다. 여름 태풍은 다 지나간 것 같다. 요즘 내리는 비는 살짝 젖을 정도라서 옷이 젖어도 땀인지 비인지 구분이 안간다. 다만 산성비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비맞은 날에는 더욱 꼼꼼하게 씻는다.


오늘은 비가 내렸다가 멈추길 반복했다. 20층이라 비내리는 소리가 잘 안들리는데, 그래서 비 핑계대지 않고 일단은 밖에 나갈 수 있다. 일단 내려오면 뭐라고 하고 싶어져서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브런치에 줄넘기 하는 사람의 글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그 분은 지하주차장에서 한다고도 했다. 하려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놀이터 옆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데, 그 위로 비를 막아주는 유리천장이 설치되어있다. 바닥은 마룻바닥이라 딱딱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삐그덕 소리가 난다. 소리가 나지 않는 부분을 찾아 의자를 치우고 줄넘기를 했다. 1,000개를 넘기자 발바닥과 무릎에 통증이 스물스물 느껴진다. 3분 휴식.


줄넘기하다 위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숨막힘



맨바닥에서 계속하는 건 무리다. 놀이터 매트 위에서 비를 맞으면서 다시 하다가 비가 더 내리면 다시 마룻바닥으로 자리를 옮기길 반복했다. 어찌저찌 오늘의 목표 4,000개를 완료했다.


이런날은 줄넘기 하기 좋지 않아서, 백 단위, 천 단위를 넘을때마다 '아 그만 들어갈까?'하고 계속 나와 싸우게 된다. 아직까지 진 적은 없다. 앞으로 몇 번 질 수도 있는데,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야겠다. 어제보다 시간은 더 많이 걸렸는데, 성취감은 더 크다. 생각해보면 시도하기 전에 미리 할 수 없다고 짐작한 일이 많다. 정말 할 수 없는지는 해봐야만 아는건데.


재택근무라 출근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다음에는 비오는 날이면 20분은 더 일찍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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