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울 Sep 29. 2020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건 아니고

줄넘기 22일 차

줄넘기 목표량을 4천 개로 늘린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도중에 하루는 쉬고, 하루는 안 하고, 게다가 요즘 줄넘기가 하기 싫다는 마음이 가득했었다. 어제도 아침에 못해서 저녁에 나가려고 했는데, 물을 많이 마셔서 인지 계속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500개 하고 집에 들어와 버렸다.


진짜 줄넘기할 생각이면 몇 시간 전부터 물을 들이켜지 않았을 거다.


솔직히 내가 줄넘기가 하기 싫은 거 아닐까. 오늘 아침엔 그냥 천변을 걸을까 하는 고민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 지속됐다. 천변은 얼마든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하던 줄넘기를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들어서 3층을 눌렀다. 운동보다 운동하기 싫어서 이런저런 핑계 대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같다.


오늘의 목표량은 3,000개다. 어제 3500개를 못해서 오늘 7500개를 할 순 없었고, 다시 리셋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 몸이 가볍다. 어제도 먹을 만큼 먹고 자서 몸이 찌뿌둥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천 개를 뛰고도 숨이 차지 않아서 500개를 더 하고 쉬었다. (이날 인바디를 했는데 두 달 전보다 기초대사량이 증가했다. 더 증가해서 잘먹어야지)


1,500개를 마쳤다. 목표량의 반절만 채우면 그다음은 정말 정말 수월하게 넘을 수 있다. 시작이 반인데 진짜로 반을 하면 전부 한 것 같다. 일단 반이나 하면 도중에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지나온 과정이 아까워서라도 하게 된다. 억지로 나를 밀고 나가는 방법 중에 하나다.


운동 말고도 평소에 이런 식으로 나를 코너에 자주 내몬다. 마감이 없어도 되는데 굳이 마감을 만들어서 글쓰기 궁지에 몰아넣고, 사고 싶은 운동복이 있으면 -2kg 후 산다던지...? 내가 잘되도 누가 나에게 보상을 해주는 건 아니니까 스스로 당근을 선물한다. 그것도 꽤 근사한 일이다.


ps. 일주일 후 이런 색의 레깅스도 처음 사봤습니다

일주일 후 새로 산 레깅스^.*




매거진의 이전글 의지박약이라도 줄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