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된 딸이 요즘 코를 판다.
코딱지를 파내거나, 콧물을 풀어내는 것도 아니고
재미로 콧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킁킁댄다.
"보민아, 콧구멍에 자꾸 손 넣으면 돼지코 된다?
그러면 늑대를 피할 튼튼한 집을 지어야 돼."
늑대 소리에 콧구멍에서 손가락을 뺀다.
관심을 돌리려고 얼마 전에 읽었던 아기돼지 삼 형제 이야기를 끌어온다.
"보민이는 뭘로 집을 지을 거야? 갈대, 벽돌?"
동화책 이야기를 꺼냈는데 보민이가 말한다.
"엄마로 집을 지을 거야."
무슨 소린가 했다가, 곧 뭉클함이 밀려온다.
"그래, 엄마는 너의 집이지."
늑대로부터 지켜줄 가장 튼튼한 너의 집.
꿈보다 해몽이라 해도 좋다.
오늘도 너와 이야기하며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