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돌을 앞둔 보민이는 참 많은 말을 한다.
그동안 들은 말들을 전부 쌓아뒀다가
'이때다!' 하고 대방출하는 것 같다.
어느 날 아울렛에 갔다가 화장실에 들렀다.
그런데 한쪽은 막혀서 넘치고, 한쪽은 너무 더러웠다.
2층도, 3층도 마찬가지.
나는 "보민아, 화장실이 엉망진창이야." 하고 말했다. 세 번이나.
그런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공주 구두가 전시된 매장이 보인다.
반짝이는 분홍 구두에 홀린 보민이.
구두를 신어보려고 앉았는데 갑자기 보민이가 말했다.
"화장실이 엉망진창이야."
신발을 신겨 주던 점원이, "응?" 하고 되묻는다.
나는 얼른 구두로 화제를 돌렸다.
"보민아, 이건 어때? 저것 좀 봐."
내 노력에도 보민이는 한 번 더 말하고는 구두를 신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뭔가 말을 하고 싶었나보다.
그래.. 틀린 말은 아닌데.. 음..
민원은 민원실에 얘기하자구나. ^^
그래서 요즘은 보민이가 들을까 봐 속닥속닥 얘기하는 습관이 생겼다.
복화술도 마스터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