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민이에게 사랑받은 첫 기억은
보민이가 돌이 지났을 때였다.
냉동실에는 돌잔치가 끝나고 남은 백설기가 있었다.
백설기를 데워 보민이 앞에 놓자
작은 손으로 떡을 떼어 후후 분다.
그러더니 내 입에 갖다 댄다.
후후 불어 주던 이유식에 담긴 내 사랑을 알아준 걸까.
아직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던 보민이의
그날의 행동은 눈물 나게 감동적이었다.
이제 잘 걷고, 말도 잘하는 세 돌을 앞둔 보민이가
공룡놀이 중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자 이렇게 말했다.
"안돼, 잡아먹지 마. 내가 사라지면 엄마, 아빠가 잉잉 울잖아."(두 손으로 우는 시늉까지 했다)
육식 공룡 역할을 하던 아빠는 멈췄고, 지켜보던 나는 마음이 저릿했다.
'잉잉 울기만 하겠니, 같이 죽을 거야.' 하고 속으로 외치며
저 어린것을 목숨 바쳐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육식 공룡을 처단하고 보민이를 꼭 안았다.
"어떻게 알았어? 보민이 없으면 엄마, 아빠는 못 살지.
똑똑이네 똑똑이."
"뭐? 쪽쪽이?"
감동 주고 일상으로 돌아온 보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