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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Sep 02. 2021

FRB,FOMC,Fed구별이 되나요?

미국 금융시스템 이해하기

이번 글은 일종의 용어정리 같은 겁니다. 
알지만 설명하기 쉽지 않고 아는데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말문이 막히는 그런 용어들입니다. 

이 글은 지난 8월 20일 탱고픽 위클리 리포트에 기고된 글입니다. 
참고해서 읽어주세요. 


요즘 금융시장이 좀 혼란스럽습니다. 주식시장도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왜 이래? 하고 여기저기 뉴스를 찾아보니 FOMC 회의록이 어쩌고 테이퍼링이 시작되네 마네 뭐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물론 최근 코로나 델타 바이러스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다시 위축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고요. 무얼 쓸까 고민하다 또 테이퍼링 얘기를 쓰자니 그간 너무 많이 다뤘고 또 앞으로도 이 이슈는 종종 등장할 것 같아서 그럼 아예 기본을 다뤄보자는 생각에 오늘은 미국의 FRB와 FOMC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와 같은 듯 다른 FRB, FOMC

기자 초년병 때 국제부에 2년 정도 있었습니다. 그때 저를 조금 헷갈리게 했던 게 FRB였습니다. 영문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면 연방준비제도(Federral Reserve System)죠. FRB가 우리로 치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을 말하는 건데 왜 은행이라고 안 하고 제도라고 했는지부터가 의문이었습니다. 여기에 부르는 명칭도 사람마다 다 달랐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이걸 연방준비은행, 연준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들은 FRB라고 하기도 하고 페드(Fe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한 사람이 얘기하면서도 이걸 막 섞어서 사용합니다. 사실 이런 혼란은 FRB가 공식 명칭인 Federal Reserve System 대신 간판에 Federal Reserve Bank라고 적어놨기 때문에 발생한 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실제 기준금리를 조정하고 달러를 찍어내는 중앙은행이니까요. 어쨌든 중요한 건 이들 용어가 다 한 곳을 의미한다는 건 아셔야 한다는 거죠. 웃푼 현실이지만 기사들을 보면 여전히 요즘도 이걸 헷갈려하는 기자님(?)들이 있다는 거죠

그럼 FOMC는? 비교적 쉽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달러를 찍어내는 FRB가 민간은행?

금태환 제도 폐지 전후 달러  출처:EBS 다큐 '자본주의'

이 사실은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FRB는 민간은행입니다. JP모간, 내셔널시티, 하노버, 체이스 등의 은행이 주요 주주입니다. 정부도 FRB가 찍어낸 달러를 사다 쓰죠.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의 관계만 봐 오던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건 은행이 태동한 영국을 거쳐 미국에서 지금의 금융 시스템이 발전하는 과정에 만들어진 겁니다. 초기 미국에선 각각의 은행들이 은행권 다시 말해 자기들 돈을 발행해서 사용했거든요. 그러다 대공황 때 너도나도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는 뱅크런이 일어났고 이 위기를 막은 게 JP모건 은행이었습니다. 이 사태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필요성이 제기돼 FRB가 만들어졌는데 이미 시중에선 대공황 때 뱅크런을 막은 JP모건의 은행권이 높은 신뢰도 얻어 전국적으로 통용되던 상황이었죠. 더구나 정부는  경제 위기를 막은 민간은행의 도움을 무시할 수도 없었고요. 결국 JP모건의 은행권(화폐)이 지금의 달러로 굳어진 겁니다. 우리는 이런 일들을 겪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 제도를 들여왔죠. 그러니 당연히 돈을 찍는 중앙은행은 정부의 소유 그리고 그 아래 민간은행이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미국의 FRB에는 12개의 지역 연방준비은행과 약 4,800개의 일반은행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답니다.


FRB를 움직이는 FOMC

FOMC는 우리로 치면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달러를 기축통화라고 부르고 미국의 경제가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FOMC의 정책결정은 금융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솝니다. 그래서 FOMC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대략적인 이해를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FOMC는 연간 8번의 정례 회의를 엽니다. 이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죠. 믈론 긴급할 때는 추가로 회의를 열 순 있습니다.  개최시기는 1월, 3월, 4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입니다. 1박 2일로 열리며 3월, 6월, 9월, 12월에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있습니다. 더불어 FOMC가 개최되고 난 1개월 뒤에는 회의록이 공개됩니다. 최근 증시가 크게 흔들린 건 7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됐는데 생각보다 테이퍼링의 필요성이 강하게 언급됐다는 해석 때문이었습니다.


FOMC 위원은 총 12명입니다. FRB의 이사 7명과 앞서 12개의 연방준비은행이 FRB 밑에 있다고 했는데 이들 중 5명의 총재가 위원에 포함됩니다. 의장은 당연히 FRB 의장이 맡습니다. 현재 FRB의장은 제롬 파월이죠. 재밌는 건 월가가 있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무조건 FOMC 위원에 들어가고 나머지 11개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나머지 4 자리를 놓고 1년마다 돌아가면서 하는 윤번제를 택하고 있다는 거죠.


독립성이 우리보다 보장돼서인지 미국에선 FRB의장부터 FOMC 위원들까지 금융시장과 소통이 많습니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하고 어디 강연 같은 곳에 초대돼 자유롭게 기준금리 향방이나 테이퍼링 시기 등에 대해서 얘기하죠. 반면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회는 회의가 끝나고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 외에는 소통의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금통위 위원들의 외부 활동도 거의 없고 언론과 인터뷰는  금지 조치를 내린 것처럼 회피하죠.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고 갑자기 나온 이슈들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도 중요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 위원들의 시장 소통은 더 늘어나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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