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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Oct 20. 2021

삼성전자만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

반도체 IP(설계도) 회사 알아가기

애플이 새로운 반도체를 내놨다는 뉴스가 들려왔습니다. M1프로, M1맥스라는 모델이랍니다. 이전 모델(M1)에 비해서 최대 70%나 성능이 좋다는 그들의 자랑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IT 회사들이 자체적인 반도체를 만든다는 뉴스는 이제 새로울 게 없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그리고 자동차나 서버 회사들이 자체 반도체를 만들고 있는 상황을 정리한 것입니다.

출처:삼성증권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투자 하시는 분들은 요즘 혼란스럽죠. 특히 삼성전자 들고 계신 분들은 더 그렇습니다. 실적이 나쁜 것도 아니고 논란은 있습니다만 슈퍼사이클 어쩌고 업황도 나쁘지  않은데 주가가 안 갑니다.


아래 글은 구글이 자체 반도체를 만든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면 뭘 고려해야 하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핵심을 정리하자면.

반도체도 메모리 비메모리 그 안에도 설계, 제조, 패키징 뭐 여러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성장이 지속되고 주주이익으로 돌아올 게 많은 회사를 찾자입니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들 이른바 반도체 IP회사들은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아시죠? 글 작성 시점이 한두 달 전이라는 거. 고려해서 읽어주세요.


최근 구글이 자체적으로 AP를 만들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AP는 Application processor(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줄임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입니다. 퀄컴은 들어보셨죠? 퀄컴이 바로 AP를 만드는 대표적인 회삽니다. PC로 치면 CPU(중앙처리장치)에 해당하고 이 세계에선 인텔이 강자였죠. 테슬라와 아마존은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도 만드는 세상에 구글이 반도체 하나 만든 게 뭐 그리 대단한 뉴슬까 싶지만 몇 가지 챙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반도체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반도체 만드는 게 쉽나요?

뜬금없는 질문 같지만 제가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아마 애플도 자체 AP가 있고 아마존도 서버와 클라우드 장비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만든다고 하고 최근 구글도 그렇다고 하니 던지는 질문으로 이해합니다. 사실 이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주력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앞서 얘기한 퀄컴이나 인텔이 주도하는 비메모리 그러니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섞어 놓고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혼란입니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몇 년이 걸렸네 또 이걸 생산하기 위해 몇 십조 원의 시설투자를 진행한다는 뉴스를 우리가 주로 듣는 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특성 때문이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 업체가 모두 담당합니다. 이들은 보통 종합 반도체 기업,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라고 부른답니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시장 이해하기

그럼 시스템반도체 만드는 건 쉬울까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메모리 반도체보다 쉬울 수 있습니다. 팹리스라든지 파운드리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말하고 파운드리는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전문화된 회사들로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분업화가 돼 있기 때문이죠. 이런 이런 기능을 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면 설계회사에 의뢰하고 이렇게 설계된 대로 위탁 생산 업체에 맡기면 자신의 브랜드를 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으니까요.


디자이너 실력에 좌지우지되는 맞춤 시장

메모리 반도체는 일종의 저장 박스입니다. 크기는 더 작으면서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전력 소모는 적은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계속해서 경쟁합니다. 설계와 디자인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보통 미세공정으로 싸웁니다. 미세공정은 쉽게 말해 작은 반도체에 선을 얼마나 더 얇게 그려 넣을 수 있느냐의 싸움입니다. 그래야 반도체가 더 작아지고 작아져도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일종의 맞춤복 시장이라 상황이 다릅니다. 작은 걸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크기는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주문자도 있는 거죠. 대신 여러 복잡한 기능을 요구하다 보니 설계를 해주는 팹리스 회사들이 중요해졌습니다. 다만 팹리스 회사들도 단순히 디자인과 설계만 잘한다고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힘들어졌습니다. 주문자들은 보다 빨리 제품을 받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반도체 IP회사들이 주목받습니다.


설계도를 가진 반도체 IP 회사들

시놉시스 회사 홈페이지 캡처

반도체 IP는 일종의 미리 그려진 설계도 같은 겁니다. 레고 블록을 상상해 볼까요? 2층짜리 집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합니다. 집 가운데 출입구를 내주시고 창문은 2개 지붕은 빨간색, 2층엔 테라스를 만들어 달라고 말이죠. 레고 블록들을 깔아 놓고 주문자가 원하는 대로 이미 만들어진 창문과 대문 그리고 빨간색 지붕 이런 것들을 결합해 작품을 만듭니다. 반도체 IP 회사들이 바로 이런 창문 블록, 지붕 블록들을 미리 만들어 놓은 회사들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ARM이란 회사 들어보셨나요? 이 회사가 뉴스에 나올 때마다 앞에 붙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AP의 90% 이상이 이 회사 설계도를 사용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IP 회사입니다. 그 외에도 시놉시스, 케이던스 같은 회사들이 글로벌 상위에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엔비디아라는 반도체 회사가 ARM을 인수키로 한 걸 영국이 승인하지 않을 거 같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도 국가적으로도 반도체 IP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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