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러제트

We Should All Be Feminist

by 희연

서프러제트

이 영화는 1912년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에 나섰던 여성들의 이야기다. 영화가 개봉했던 2015년은 국내외 페미니즘 이슈가 들끓던 때였다. 아니, 인류가 발생한 이래 페미니즘 이슈가 없었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이전에 다른 책의 리뷰에도 썼듯, 나는 나의 탄생조차도 페미니즘이었다. 여아 선별 낙태가 횡행하던 시절에 살아 남았기에.
이 영화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던 것은 몇 가지 변명을 덧붙이자면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에 내가 지내던 지역의 영화관에서는 서프러제트를 상영해주지 않았다. 아니 전국적으로 상영관이 몇 개나 되었을까 모르겠다. 또, 의식적으로 페미니즘 이슈가 있는 컨텐츠를 피했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언제든 이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다. 다툼, 분쟁, 투쟁. 이런 것들에서 조금 벗어나서 휴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미루고 또 미루었다가,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를 읽고 나서는 이 영화를 볼 용기가 났다. 아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서프러제트는, 여성 참정권을 위해 투쟁하는 1912년도의 영국 여성들의 이야기지만, 현재 2018년을 살아가는 이 지구상의 모든 여성들, 약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었던 2015년,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던 여성 관객들을 향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페미니즘을 다루는 영화에서 여성을 향한 폭력 사건. 1912년의 영국 여성들이 겪었던 일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겪는 일들이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영화 마지막에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중에서,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약속했다."는 자막이 올라간다. 여전히 같은 이슈로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어떤 곳은 싸우고 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저마다의 페미니즘 이슈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폭력 시위를 대상으로 남성들은 "법을 지키라"고 한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데 참여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은 "범법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다, 입법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 때를 기다려야 했다. 태어나자마자 세탁소에서 일을 시작한 모드 왓츠는 "참정권이 생긴다면 제가 조금 다른 세상을 살아볼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한다.
페미니즘은, 그렇다. 나에게 조금 다른 세상을 살아 볼 수 있도록 꿈을 꾸게 해준다.


아직도 여성의 참정권 투쟁은 진행중이다. 한국은 여전히 국회의 대다수가 남자이다. 회사의 최고경영자에서도 성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각종 주요 업무들을 맡은 여성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리고 여전히,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성별에 따라 차등적인 급여를 받는다. 우리가 갈 길이 멀었다는 증거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모든 조건이 같을 때, 성별을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페미니스트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서프러제트는 그렇기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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