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로 사는 시간, 욕지도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문득 멈추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 순간 떠오른 질문.
“어딘가, 사람의 속도를 닮은 섬이 있을까?”
그렇게 찾게 된 곳, 바로 통영 욕지도였다.
토요일 아침, 중화항에서 시작된 여정
비가 며칠간 내리던 통영의 하늘.
토요일, 드디어 비가 그친다는 예보를 듣고
망설임 없이 중화항에서 욕지도행 배를 예약했다.
나의 작은 차도 함께였다.
AM 08:00
조용한 여객선,
은은한 조명 아래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의 속도는 점점 섬의 시간에 맞춰 느려지고 있었다.
욕지도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해안도로로 향했다.
그 길은 단순한 도로가 아니었다.
바다는 옆에서 속삭이고,
바람은 어깨를 토닥이며 말하는 듯했다.
“이제 좀, 쉬어도 괜찮아.”
맑고 투명한 공기,
비워낸 듯 담백한 풍경,
복잡한 생각들이 하나둘 지워졌다.
욕지도에는 세 개의 출렁다리가 있다.
어느 다리 하나 웅장하지는 않지만,
그 짧은 길 위에서 마주하는 바다는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제3 출렁다리를 건널 때는
조금 낯설었다.
발아래 흔들리는 철제 다리가
마치 도시에서 흔들리던 나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온 듯해서.
제2 출렁다리에서는
사람들의 웃음과 사진 셔터 소리가 바람을 타고 흘렀다.
누군가는 이 다리 위에서
자신의 젊음을 남기고 있었고,
누군가는 일상의 피로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제1 출렁다리를 건넌 끝엔,
그 모든 진동과 리듬을 가만히 품어주는
비렁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절벽 아래,
물빛은 깊고 차분했다.
나는 그 풍경 앞에서 잠시 멈췄다.
그리고 문득,
마음속 깊은 무게 하나가
조용히 놓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세 개의 다리와 한 줄기 길.
그 모든 흔들림을 지나
나는 조금은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섬의 시간을 걸었다.
제1 출렁다리 근처의 작은 매점.
갓 튀겨낸 ‘욕지산 고구마 도넛’ 하나를 들고
전망대에 앉았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
달콤한 고구마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눈앞의 풍경까지 따뜻하게 채워줬다.
이건 간식이 아니라, 욕지도만의 감성 디저트였다.
욕지항 근처의 작은 식당,
이름도 정겨운 ‘욕지는 짬뽕’.
주문한 메뉴는 단연 가리비짬뽕.
가득 담긴 가리비,
얼큰하고 깊은 국물 맛에 몸과 마음이 풀려갔다.
한 그릇의 짬뽕이
여행의 속도를 잠시 멈춰주는 따뜻한 쉼표 같았다.
흰작살해변에서는
장엄한 해안이 아닌
잔잔한 물결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속에서
진짜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목과마을은 ‘고양이 마을’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조용했다.
그 한적함 속에서 오히려
마을의 숨결이 더 깊이 스며들었다.
“오늘은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 쉬어야 할 날이야.”
마치 마을이 그렇게 말을 건네는 듯했다.
PM 04:20, 다시 배에 오른다.
배 안에 앉아 마지막으로 욕지도를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이 시간이, 진짜 나로 사는 시간이었다.”
차량 승선 가능
중화항 → 욕지도 (약 50분 소요)
해안도로 드라이브 → 제3, 2 출렁다리 → 제1 출렁다리 → 비렁길 →
도넛&전망대 휴식 → 흰작살해변 → 목과마을 → 귀항
고메원 고구마 도넛 (3,000원)
욕지는짬뽕의 가리비짬뽕 (15,000원, 2인분 넉넉한 양)
#욕지도 #욕지도여행 #통영여행 #고메도넛 #비렁길뷰맛집 #통영짬뽕 #욕지짬뽕
#통영애온나 #섬여행 #제1출렁다리 #통영드라이브 #진짜나로사는시간
“이야기에 목마른 당신에게, 이 언덕에서 한 잔의 글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