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지구 끝의 온실》(밀리의서재, 2020)
‘더스트 폴’이라 불리는 살인 먼지가 인류를 대멸종의 위기로 몰아넣습니다. 살인 먼지에 노출된 사람들은 대부분 끔찍한 죽음을 맞죠. 하지만 그 살인 먼지를 견뎌낼 수 있는 ‘내성’을 지닌 사람도 있습니다. 주로 여자들이었죠. ‘내성종’인 ‘여자’들은 ‘내성종’이 아닌 ‘남자’들의 표적이 됩니다.
대멸종 이후 인류는 생존을 위한 거주지 ‘돔 시티’를 건설합니다. 국경은 사라진 세계는 새로운 국경은 이제 돔 시티의 안과 밖으로 가르는 경계선뿐이죠. 살아남기 위해 돔 시티를 건설하고 그 안에 정착한 사람들과 돔 시티 밖에서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설은 이런 상황 속에서 대멸종 이후의 진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김초엽 작가가 얼마 전 서울국제도서전 강연에서 직접 말했듯, 김초엽의 소설에서 처음으로 로봇이 등장합니다. 김탁환의 소설 《눈먼 시계공》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어김없이 신체와 기계의 비율에 따라 존재의 정체성이 달라집니다.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어디까지를 기계로 볼 것인가. 어디서부터 자연의 것이고 어디서부터 인간의 것인지, 혹은 기계의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혼성체. 그 정체를 향해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나온 김초엽의 첫 장편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