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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Oct 03. 2021

전성태 <늑대>


전성태의 소설은 단단합니다. 이야기에 담긴 작가의 생각, 고민이 깊고, 문장도 아주 세심하게 벼려져 있죠. 다만 워낙 과작의 작가라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쓰는 작가의 작품을 더 많이, 꾸준히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 말이죠.     


2009년에 나온 이 소설집에는 단편소설 10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그 가운데 여섯 편은 작가가 몽골에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죠. 표제작인 <늑대>를 비롯해서 <목란식당>, <남방식물>, <코리언 쏠저>, <두 번째 왈츠>, <중국산 폭죽>입니다. 우리보다 훨씬 늦게, 그러나 훨씬 더 짧은 기간에 자본주의 근대화를 받아들인 몽골 사회에서 작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보게 된 것이죠. 그래서 작가의 소설 세계를 특징짓는 표현으로 ‘경계인의 사유’를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어느 자리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이야기의 힘이란 캄캄한 삶을 딛고 선 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성태의 소설이 더 많이 읽히기를 저는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 작가가 보여준 문제의식이 더 이어지고 확장되는 모습을 담은 다음 작품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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