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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Nov 21. 2023

이제 우리도 어엿한 미술사를 갖게 됐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5․6>(눌와, 2023)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동안 제대로 된 한국미술사를 만날 수 없었다. 서양미술사 하면 누구나 곰브리치를 떠올리고, 중국미술사 하면 누구나 마이클 설리번을 떠올리지만, 한국미술사 하면 떠오르는 책이나 저자가 있었던가. 하다못해 우리 시각으로 쓴 양정무 교수의 서양미술사와 강희정 교수의 동양미술사도 있는데, 어째서 우리에겐 이 시대의 한국미술사가 없을까. 미술을 공부하는 처지에 늘 의문이었다. 이러고도 어찌 한국미술 5천 년 운운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의미에서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전 6권)는 한 연구자가 일관된 시각으로 쓴, 제대로 된 한국미술사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실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기왕에 읽은 1~4권에 이어 제5권 도자 편과 제6권 공예/생활․장식미술 편까지 완독했다. 연구자가 자신의 전공도 아닌 분야까지 애써 공부하고 그간의 연구성과를 정리해 자기만의 시각으로 체계화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더없이 큰 업적을 쌓았지만, 훗날 <한국미술사 강의>가 그보다 더 큰 업적으로 남을 것이라 믿는다.    

 

또 하나, 여러 관점과 시각이 있을 것이고, 저자에 대한 여러 견해가 있겠지만, 적어도 이 책은 유홍준 교수가 아니었다면 쓸 수 없었으리란 점만큼은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홍준 교수가 서문에도 썼듯이 이제 남은 건 근현대 부분이다. 유 교수 본인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한국미술사가 온전하게 완성을 보려면 근현대 부분이 추가로 집필돼야 할 것이다. 독자로서는 묵묵히 기다릴 밖에 도리가 없다. 이에 앞서 유 교수는 6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한 권으로 추리는 작업도 숙제로 남아 있다고 했다. 후속 작업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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