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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Apr 30. 2020

원한과 복수 그리고 용서에 관한 이야기

김탁환 《뱅크》(살림, 2013)

이 소설의 제3권 제17장의 제목은 <용서는 있는가?>입니다.


그다음 장의 첫 두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소설에선 복수를 마친 주인공이 행복하게 여생을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그러나 현실에서 복수를 마쳤지만 행복이 찾아들지 않을 때도 적지 않다.”



작가는 <닫는 말>에 이렇게 썼습니다.


“내 오랜 화두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생의 고비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이 의로움으로 돌아갔다면 비극이 탄생할 까닭이 없다. (중략) 복수가 삶의 목표인 만큼 불행한 영혼은 없다. 돌이켜보면 복수심을 버팀목 삼아 마음의 칼을 갈며 살아온 세월이 제법 길었다. 운이 좋아 적敵으로 일컬은 자를 베더라도, 내 삶은 끝나지도 아름다워지지도 않았다. 적이 사라진 시간, 밀려드는 허무만 끔찍할 뿐.”


그리고 그다음 문장.


“용서는 문학보단 종교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이유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이어지는 독서의 화두는 바로 복수와 용서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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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를 무대로 한 김탁환의 소설로는 《노서아 가비》(살림, 2009), 《아편전쟁》(민음사, 2016), 그리고 《대장 김창수》(돌베개, 2017)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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