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박상준 《SF는 인류종말에 반대합니다》(지상의책, 2019)
1년 전 어느 비 내리는 여름날, 김보영 작가를 만난 기억이 납니다. 책에 사인까지 받았더군요. 앞서 읽은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와 더불어 한국 문학에서 SF 저변을 넓혀보려는 노력의 산물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필시 SF를 읽어보리라 마음 먹게 됩니다. 무한 독서욕을 자극하죠. SF의 쓸모를 이토록 쉽고도 재미있게 설명한 책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SF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 또는 통념을 바로잡아 줍니다. SF는 단순히 소수의 독자층이 즐기는 편향된 장르문학이 아닙니다. SF의 쓸모는 틀림없이 김보영 작가가 썼을 다음과 같은 문장에 단적으로 표현돼 있습니다.
“우린 계속 지금껏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을 상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은 자기가 생각지 못한 것을 최초로 접했을 때 대부분 차별로 반응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인종, 다른 종교의 사람들, 생각하는 로봇, 복제 인간을 마주할 때에도 제일 처음에는 차별을 하겠지요. 만약 SF로 미리 그런 상상에 익숙해진다면 그 기간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 책에 가장 많이 인용된 SF 작가는 테드 창입니다. 테드 창의 소설들을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