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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주부대디

코로나를 전혀 겁내지 않는 봄의 손길

일상을 완전히 바꾼 코로나 19

by 김씨네가족

일상을 완전히 바꾼 코로나 19


코로나 19,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 어떠한 권력을 가진 자들도 이 코로나 19 앞에서 그 권력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생명을 앗아 갈 수 있는 불안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없이 삶 자체를 웅크려 들게 만든다.


나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환경은 크게 바뀌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오랜 시간 내 옆에 계속 붙어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 아이들과 조금만 고생하면 갈 수 있던 장소들이 지금은 고생해도 갈 수 없는 장소들로 바뀌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사는 곳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금은 편하게 아이들과 산책을 할 수 있다. 점심 먹은 이후에는 꼭 산책을 하는 스케줄이 최근의 내 삶에 유일한 사회활동으로 바뀌었다. 물론 그 사회활동 가운데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냥 우리 동네가 사람이 별로 안 사는 곳이라 그렇다.




코로나 19를 전혀 겁내지 않는 봄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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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조금은 어두운 겨울을 이겨내고 나의 눈을 사로잡는 봄의 향기를 드러낸다. 왠지 난세로 접어드는 것 같은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이 나무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다. 어디서 이러한 힘이 생긴 것이며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묵묵히 아름다움을 뽐내는지 경이롭다.


내가 먼저 봄을 발견했지만, 아이들에게 봄 찾기 놀이를 시작했다. 역시 아이들은 재미있어한다. 서로 먼저 봄을 찾겠다고 난리다. 그렇게 봄을 발견하는 건 잠시 역시 아이들은 킥보드 타거나 잡기 놀이하는 게 더 재미있나 보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소중한 가르침을 조금 알려준 것 같아 괜히 뿌듯해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말은 쉽지만 이걸 실제로 믿고 현재에 충실하기란 간단하지 않다. 사람은 주변에 많은 영향을 받고 죽음이라는 큰 두려움 앞에서 자유로울 이들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대단한 능력을 가졌음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또한 한없이 연약한 존재인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코로나 19 분명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상처와 아픔들을 남기고 지나갈 것이다. 이 상처와 아픔을 견디고 이겨내는 이들도 있겠지만, 상처와 아픔을 견뎌내지 못하고 주저앉고 쓰러지는 이들도 분명 생길 것이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자기를 잘 지켜내는 것 역시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된다. 긴 겨울을 묵묵히 소리 없이 지내면서 봄이 오자마자 자신을 드러내는 노란 꽃봉오리에 왠지 모를 경외감과 함께 이 위기를 이길 수 있는 지혜를 배워간다.


코로나 19는 사람이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강력한 바이러스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코로나 19 역시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는 못하는 걸 본다. 코로나 19보다 더 강인한 게 분명 있다. 전쟁 속에도 재난 가운데 인류 역사는 지금까지 지속되어 왔다. 아무리 삶이 치열하더라도 인류는 생명과 생존의 욕구로 위기와 난세들을 극복해 왔다.


그 강인함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찾아내는 작은 기쁨과 즐거움, 경외감 같은 게 아닐까?

나는 이 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의 삶을 더욱 견고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 오늘을 즐겁게 살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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