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다. 소유가 늘어날수록 욕망의 크기도 더 늘어난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많은 걸 가졌지만 더 가난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가난의 기준은 다분히 상대적인데, 한국이라는 나라는 경제적 지표로 살펴보면 전 세계에서 상당히 부유한 나라에 속한다. 그러나 이렇게 부유한 나라에 속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부유하지 않다고 느낀다. 아니 대부분 자신은 가난하다고 느낀다. 상대적으로 나보다 부유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이 경제적 지표가 상당히 낮은 나라에서 1년만 지내본다면 자신이 엄청나게 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그러한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살기란 어렵다.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모든 환경이 본인이 살아온 삶과는 다르기에 그러한 삶의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난한 것인가? 가난의 기준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나는 가난한가 부유한가?
그 기준은?
일반적으로 가난은 상대적인 기준으로 정해진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내가 조금 더 많은 걸 가졌으면 부유한 측에 속하는 편이고 다름 사람과 비교하여 내가 조금 덜 가졌으면 가난하다. 그런데 이 기준이 정말 모호한 것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지 또한 상당히 어려운 숙제다.
결국 가난에 대한 정의는 상당히 상대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가난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그러한 표현으로는 가난을 정확히 묘사하거나 표현하지 못한다. 비교해서 정의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정의이기 때문이다.
'가난하다'라는 언어 자체가 분명하고도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해야 하는데 거기에 애매모호한 또 다른 상대적인 기준이 생긴다면 그 가난에 대한 정의는 정확하지 않고 항상 그 의미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가난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순 없지만, 최소한 자신만의 '가난'에 대한 재정의는 필요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는 가난에 대한 정의는 이렇다.
가장 먼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지식, 마음의 여유, 성품, 물질적인 것들, 용기, 건강, 나이, 관계들, 친구들 등등)에 비하여 부채(잘못된 지식, 분주함, 분노, 화, 마이너스통장, 빚, 건강, 잘못된 관계들, 나를 이용하려는 친구들 등등)가 월등히 많다면 나는 가난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 부채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면 나는 부유하다.
자산과 부채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사뭇 다르겠지만, 가난에 대한 정의를 하기 전에 자산과 부채를 어떤 기준으로 세우는지가 가난에 대해서 정의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