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도 이기지 못했던 유혹, 이혼
공자는 유교사상의 근본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역사의 뿌리 깊은 곳에는 유교사상을 근거로 하기에, 우리의 가치관은 유교사상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공자는 40을 불혹의 나이라고 하였으나 아내 문제에 있어서만은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사상 깊은 곳에는 남존여비의 개념을 확립했다.
공자는 여자에 대해서 "가까이하면 불손하게 굴고 멀리하면 원망을 한다.(唯女子與小人爲難養也, 近之則不孫, 遠之則怨)"라는 말을 남겼다.
19세 때 공자는 송나라의 올관(兀官)씨를 아내로 맞았으나 결혼한 지 불과 4년 만에 아내를 친정으로 쫓아버리고 혼자 지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의 개념에서는 이혼과 동일한 절차를 밟은 것이다. 야사에 의하면 그의 아내가 매우 성질이 사납고 음식 솜씨가 형편없다는 기록이 되어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현대의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좋은 남편으로는 0점이었던 것이다.
한 달 뒤면 공자가 이야기한 불혹의 나이 40이 된다. 그리고 나의 결혼생활은 10년 차가 된다. 결혼하기 전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이혼의 위기가 우리 가정에도 여러 번 찾아왔다. 그 이혼의 위기의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이혼을 하는 가장 많은 이유인 성격차이였다.
사실 나의 아내를 사랑하고 결혼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나와 다른 성격 때문이었다. 나에게 없는 그녀의 성격이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러한 성격을 흠모하고 있었다. 그런 나의 결정이 오히려 이혼의 이유와 근거가 될 줄 결혼 전에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성격차이로 인한 매력으로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선택하고 결혼한다.
결혼 후에는 성격차이로 인한 서로의 불편함으로 인하여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선택을 후회하고 이혼한다.
한 사람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는 단점으로 변하기도 하며,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이 일어난다. 어떠한 관점과 상황 시기에 있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어떠함은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며, 나에게 불편함을 초래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문제의 원인을 잘 살펴보면 그 남자나 그 여자에게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 남자나 그 여자는 변한 것이 없다. 상황과 시기와 관점이 변화된 것이다. 그것에 대한 책임은 100% 자신에게 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욕망을 조금만 누르고,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살펴보면 희미한 답안지를 찾을 수 있다.
인생길에 정답은 없지만, 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수많은 답안지들은 널려 있다. 두 눈 중에 한눈만 지긋이 떠도 볼 수 있는데,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기 때문에 그 수많은 답안지들을 놓치고 더욱 어려운 길을 선택하게 된다.
나는 언제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히 드는가?
아내와 어떤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그 순간에 해결하지 못하였고 그래서 시간이 흘러 우리의 좋지 못한 감정은 축척된다. 그리고 일상이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우리 둘은 사소한 문제로 부딪히고 그 부딪힘은 싸움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 싸움에서 우리는 사소한 문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해결하지 못하고 눈감았던 문제들을 부풀려서 서로에게 원인을 돌린다. 결국 싸움의 원인은 찾지 못하고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데서 우리의 답을 찾기 위해 애쓰고 부정적인 감정은 그것을 더욱더 우리의 행동의 결정에 합리적인 이유로 삼기 위해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의 패턴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결혼 10년 차에 이 정도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했다면 우리의 감정은 이미 지쳐있고 상처의 골은 깊다. 더 이상 해결점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한 명이 결혼생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만 있어도 분명 해결의 키는 존재하는데, 둘 모두 상대에게 원인을 돌리므로 그 해결의 키는 누구도 쥘 수 없다.
둘 중 누군가가 키를 다시 잡는다면, 그가 승리 한자고 위대한 자다.
누가 시켜서 한 결혼도 아니고 둘이 좋아서 한 결혼인데 서로의 자존심으로 인하여 결국 이혼을 선택하게 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그리고 사회 역시 그 이혼에 대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분위기에서 결혼을 지켜내는 건 성인군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누군가가 키를 잡고 이 결혼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어렵고 힘들고 고난의 길이 될 수 있다.
원래 결혼생활이 그런 것이고 삶이란 그렇다.
편한 결혼생활과 나만의 행복을 위한 결혼생활 그런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생각했다면, 그러한 잘못된 가르침을 알려준 책들과 영상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마땅하지 나의 남편과 아내에 대해서 비판해서는 안된다. 그들 역시 잘못된 가르침과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것뿐이다.
40대에 찾아오는 이혼의 유혹을 이기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지금까지도 찾아왔던 유혹이 앞으로도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혼을 하고 싶은 강한 유혹이 찾아왔을 때는 '아 올 것이 왔구나! 조금 나의 상황을 벗어나서 정신을 가다듬으면 금방 또 지나가 버릴 거야!'라는 생각과 행동의 전환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문제의 원인을 나한테서 찾는 것이다. 10년간 살아오니 상대방을 바꾼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지 않았는가? 그렇다.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가능한 일은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을 변화시키거나 나 자신의 문제점을 고치는 것이다. 상대방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나를 바꾸는 것은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라는 진리에 가까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자신만의 비결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상황은 다르다. 누구도 누구에게 이혼에 대해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결국 문제의 해결은 본인의 몫이다. 누구의 의견을 참고할 순 있겠지만 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들을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내 삶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지 그가 대신 살아주지 않기에 그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비결과 해결책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 길만이 이혼의 유혹을 이겨 낼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다.